‘18살 선거’ 이랬다 저랬다
4일 ‘합의’ 발표했다가 원점 재검토
반대 의견에 토론만…당론 못정해
‘공수처 설치’도 제자리
‘다수 찬성’ 밝혔지만 반대 못넘어
“독자 대안 내놓겠다” 결론 유보
다선 많아 의견 분분…리더십 약해
여도 야도 아닌 ‘반반정당’ 우려도
4일 ‘합의’ 발표했다가 원점 재검토
반대 의견에 토론만…당론 못정해
‘공수처 설치’도 제자리
‘다수 찬성’ 밝혔지만 반대 못넘어
“독자 대안 내놓겠다” 결론 유보
다선 많아 의견 분분…리더십 약해
여도 야도 아닌 ‘반반정당’ 우려도
바른정당이 주요 정책 현안에 대응할 당론을 정하지 못하고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의원 30명의 원내 제4당으로서 경제·사회분야 개혁입법의 ‘캐스팅 보터’ 역할을 자처했지만, 정작 18살 선거연령 하향 조정이나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경제민주화법 등 주요 법안을 둘러싼 내부 이견 정리에 실패하며 ‘당론 없는 정당’으로 전락하고 있다.
바른정당은 20일에도 뭘 하겠다는 것인지 애매한 발표를 되풀이했다. 이종구 정책위의장은 이날 아침 창당준비회의에서 “지난번에 30분 의원들에게 개혁입법 설문조사를 했는데 유보 의견을 주신 분들이 많아 재차 의견을 모았다. 선거연령 하향, 공수처, 상법 개정안 등을 다시 토의하고 결과를 브리핑하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토론 결과는 또 제자리 걸음이었다. 이 의장은 선거연령 하향 문제와 관련해 “결론적으로 많은 의원이 긍정적 입장을 견지했다”면서도 “4당 정치개혁특위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제원 대변인도 “(찬성하는 의원이) 3분의 2가 넘지 않아 당론으로 채택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바른정당은 지난 4일 창당준비회의 뒤 선거연령 인하에 ‘합의’를 이뤘다고 발표해놓고, 일부 의원들의 반발로 ‘원점 재검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더구나 바른정당이 논의 기구로 거론한 ‘4당 정개특위’는 존재하지 않는 조직이다.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2일 “(이전) 정치발전특위에서 선거연령 인하를 6개월간 논의했다. 정치적 결단만 남은 문제로, 또 논의하자는 건 지연전술일 뿐”(우상호 원내대표)이라고 못 박은 바 있다.
공수처 신설 문제에도 비슷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종구 의장은 지난 4일 “다수 의원이 찬성했다”고 당론 채택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검찰 출신의 권성동 의원 등 당내 일부 의원들의 반대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장제원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야당이 추진하는 공수처 설치법이 아닌, 독자적 대안을 저희 당 법사위원 3인이 내놓겠다”고 밝혔다. ‘제3의 안’을 만들겠다며 결론을 유보한 것이다. 이 의장은 경제민주화 법안으로 분류되는 상법 개정안도 “(주주총회) 전자투표 단계적 도입은 상당 부분 많은 (의원들이) 지지했지만, 다른 것은 이견이 많다. 정책당론회의를 열어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원내교섭단체 구성 한 달이 다 되도록 쟁점 법안에 대한 당론조차 정하지 못하면서, 바른정당 내부에선 “야당도 아니고 여당도 아닌 정당이 되는 게 아니냐”, “이러다 정말 ‘반반정당’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의 한 핵심 인사는 “의원 30명의 당선 횟수(선수)를 합치면 89선이다. 의원들이 평균 3선급 중진이어서 의견 통일이 안 되는 면이 있다”고 씁쓸해했다. 당의 대선주자(유승민·남경필)와 대주주(김무성)가 따로 있어 확실한 리더십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공개된 한국갤럽의 1월 17~19일 정당지지도 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www.nesdc.go.kr)에서 바른정당이 민주당(37%)과 새누리당(12%), 국민의당(11%)에 이어 9%의 지지율에 그친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바른정당의 한 중진의원은 “야당과 차별화를 하려는 측면도 있지만, 어떤 사안엔 ‘보수’가 아닌 ‘수구’인 듯한 분도 있다. 이러다 ‘새누리당과 뭐가 다르냐’는 말을 들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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