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오른쪽)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자신의 지지모임 ‘국민주권개혁회의’ 창립대회에서 의장으로 선출된 뒤 기조연설을 하려고 발언대로 항하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앞줄 왼쪽 첫째)와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둘째)가 박수를 치고 있다.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한국 정치의 새판을 짜겠다”며 지난해 10월 정치권에 복귀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2일 자신을 지지하는 정치결사체를 출범시키며 ‘제3지대’를 향한 첫걸음을 떼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국민주권개혁회의’(주권회의) 출범식에서 “구체제의 청산과 신체제의 건설에 앞장서는 개혁의 전사가 될 것”이라면서 “신체제 건설에 동참하겠다는 개혁세력을 하나로 모으겠다”고 말했다. 손 전 대표는 앞으로 주권회의 의장을 맡게 되며, 지금까지 동참한 회원수는 11만여명에 이른다고 손 전 대표 쪽은 밝혔다.
손 전 대표는 이날도 “당의 권력을 독점하고 지극히 폐쇄적으로 운영해온 민주당의 패권세력은 새누리당과 더불어 구체제의 한 부분”이라며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동시에 비판했다. 개헌을 서둘러 다음 총선이 열리는 2020년으로 대통령 임기를 단축시키는 방안도 강조했다.
손 전 대표의 움직임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개헌을 명분으로 뭉치는 ‘제3지대’의 첫번째 연결고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비문재인계 인사이자 여야를 넘나든 경력을 지닌 손 전 대표는 국민의당, 민주당 비주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쪽 모두 개헌을 지지대 삼아 ‘빅텐트’를 함께 치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날 출범식에서도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국민의당으로 와야 할 첫번째 분”이라고 했고,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도 “손 전 대표가 말한 대로만 잘 하면 우리나라가 새로운 길을 가지 않을까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추어올렸다. 반기문 전 총장 쪽에선 측근인 이상일 전 새누리당 의원이 참석했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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