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팽목항 동행’ 박순자, 바른정당 입당 선언
정진석 등 충청권 의원들과 나경원 등 시기 저울질
정진석 등 충청권 의원들과 나경원 등 시기 저울질
설 연휴를 앞두고 새누리당의 2차 탈당 행렬이 시작됐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제3지대’ 규합에 시동을 건데다, 24일 예정된 바른정당 창당, ‘새누리당의 인적쇄신이 미흡했다’는 평가 등이 동시에 맞물리며 의원들의 발걸음도 빨라진 것이다. 탈당을 고민하는 의원들은 1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오전 박순자 의원(경기 안산단원을·3선)이 새누리당 탈당과 바른정당 입당을 선언하며 탈당 러시의 시작을 알렸다. 박 의원은 “새누리당에 남아 무너진 보수를 바로 세우려고 안간힘을 썼으나 공당으로서 부패한 상처가 너무 크고 깊어, 저 하나의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고 밝혔다. 심재철(경기 안양동안을·5선) 국회 부의장과 강석호(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3선), 홍철호(경기 김포을·재선), 정유섭(인천 부평갑·초선), 윤한홍(경남 창원마산회원·초선), 이철규(강원 동해삼척·초선) 의원 등도 박 의원과 비슷한 이유로 탈당을 검토 중이다.
충청권 의원들은 반기문 전 총장과 같은 배를 타려는 쪽이다. 충북의 경대수(증평진천음성·재선), 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재선), 이종배(충주·재선), 권석창(제천단양·초선) 의원과 충남의 정진석(공주부여청양·4선), 성일종(서산태안·초선) 의원 등이 탈당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충청권 외에 나경원(서울 동작을·4선) 의원 등도 반 전 총장 쪽에 합류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다만 충청권 의원들은 동시보다는 순차 탈당을 택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충북 지역의 한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조만간 결심하겠지만, 충청권 전체를 한꺼번에 묶어서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전했다. 충청권 의원들의 동반 탈당이 반 전 총장을 ‘지역 구도’ 안으로 가둬버리는 역효과를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탈당파 일부는 바른정당으로 가고, 또 일부는 반 전 총장과 함께 세를 형성한 뒤 반 전 총장이 주도하는 ‘빅텐트’로 모이는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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