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안 백범 김구 묘소를 찾아 참배한 뒤 김형오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회 회장과 면담하기 위해 백범 기념관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이번 설 연휴는 야권의 유력주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항하는 제3지대에도 ‘1차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핵심 플레이어로 꼽히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손학규 국민개혁주권연대 의장,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 그리고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 등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이들은 설 연휴를 전후한 연쇄 접촉을 통해 ‘반문연대’ 또는 ‘빅텐트’의 성사 가능성을 모색한다.
설 이후 본격적인 빅텐트 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반 전 총장은 연휴 기간 우선적으로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등 범여권 인사들을 두루 접촉하며 세력 규합 및 기반 다지기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 전 총장과 손학규 의장과의 만남 여부도 주목된다. 손 의장은 그동안 “좀 더 인내력을 갖고 지켜보겠다”면서 반 전 총장과 자신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 둔 바 있다. 이르면 27일께 두 사람이 만날 가능성이 있고, 당장은 아니지만 개헌 등을 고리로 향후 ‘반문연대’를 구성하는 데 공감대를 이룰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박 대표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설 연휴에 지역구인 목포에 내려가지 않을 계획이라고 한다. 그는 26일 낮 서울 용산역에서 귀향 인사를 한 뒤 “여러 구상도 하고 만날 분들 만날 일정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첫 번째 설득 대상은 손학규 의장이었다. 그는 이날 저녁 손 의장을 만났다. 국민의당과 국민개혁주권연대의 대등한 연대나 통합 등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반 전 총장을 제외한 야권의 ‘반문연대’를 완성한 뒤 반 전 총장 쪽과 경선 등을 기획하려는 수순이다.
같은 차원에서 ‘반기문-박지원’의 만남 가능성도 열려있다. 박 대표는 이날 “반 총장이 저에게 연락하기로 했으니 연락이 오면 만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겨뒀다. 반 전 총장과 함께 할 가능성이 가장 큰 바른정당 정병국 신임 대표도 이날 취임 인사차 박지원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87년 체제인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꿔야 한다는 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가장 같은, 유사한 입장에 있다”며 개헌 연대의 가능성을 타진했다. 석진환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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