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기간 경남 양산 자택에서 휴식을 취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르면 2월 중순께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명절 ‘밥상머리 민심’을 겨냥해 설 연휴 전 출마선언을 마친 후발주자들과 차별화된 행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2·3위 주자들을 여유있게 앞선 상황인 만큼, 이벤트성 일정표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뜻이다.
문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김경수 의원은 30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2월 중순께 경선 후보 등록과 캠프 출범에 맞춰 출마선언을 할지, 이후에 할지 논의 중”이라며 “늦어도 2월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애초 문 전 대표는 출마 선언을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이 나온 뒤에나 하자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지난주 당이 경선 룰을 확정하고 예비후보 접수를 시작한 상황임을 감안해 일정을 조금 당기기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대신 문 전 대표는 지금까지 이어온 정책공약 발표와 지역 순회 일정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이 ‘비문재인·비박근혜 연대’를 도모하는 것과 차별화한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2주 전 ‘일자리 정책 발표회’에 이어 2월1일 오후 국회에서 ‘4차 산업혁명과 신성장산업’을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 전 대표의 비서실장 격인 임종석 전 의원은 “경제분야와 함께 참여정부의 지방분권 핵심사업이었던 혁신도시 구상도 새롭게 발전시켜 공약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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