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회·정당

황교안 띄우는 새누리…반기문 압박카드? 대체카드?

등록 2017-01-31 11:34수정 2017-01-31 21:56

인명진 “황 지지율 10% 의미는
대선 나서라는 민심의 변화” 주장
당 존재감·협상력 높일 노림수 분석
바른정당 “후보 구걸 안쓰럽다” 발끈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연합뉴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연합뉴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를 띄우려는 새누리당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국정 공백에 따른 혼란을 수습하고 조기 대선을 관리해야 할 심판에게 “선수로 뛰어달라”고 노골적인 구애를 하는 모습이다. 당 안팎에선 황 권한대행의 실제 출마 가능성보다, 대선 국면을 맞은 새누리당이 그의 지지율을 활용해 활동 공간을 넓혀보려는 전략적 차원이라는 분석이 많다.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31일 오전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황교안 권한대행이 많은 국민들 관심 속에 10% 남짓 지지를 받는다는 말씀을 듣고, 결국은 국민이 다시 한 번 보수와 당을 향해 대선에 나서서 책임을 맡으라는 게 아닌가 하는 민심의 변화를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황 권한대행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우리 당이 대통령 후보를 내도 된다는 허락을 받은 것”이라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전날 이뤄진 황 권한대행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화를 높이 평가하는 당 공식 논평도 냈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이날 <문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황 권한대행) 본인이 원한다면 저희 당으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분위기를 띄웠다.

황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는 그 자체로 정당성 논란에 휘말릴 게 뻔하고, 실제 현실화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게 당내 분위기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이 이처럼 대놓고 황 권한대행을 추켜세우는 배경엔 당의 존재감을 키우고 보수세력 간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해 향후 대선 국면에서 협상력을 높이려는 노림수가 자리 잡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갈팡질팡하는 사이에 황 대행에게 쏠린 10%는 확실한 보수를 찍겠다는 새누리당 지지층으로 볼 수 있다”며 “반 전 총장도 유승민, 남경필 등 바른정당 후보들을 모두 합친 2~3% 지지율보다 황 권한대행의 10%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교안 띄우기’가 사실상 반 전 총장의 선택을 압박하는 카드라는 설명이다. 의미 있는 대선후보가 없으면 당을 향한 관심도나 지지율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탓에, 인 비대위원장 자신의 표현대로 황 대행을 “양자로 들인” 셈이다. 다만 새누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만약 황 대행이 실제 자리를 박차고 출마를 선택한다면 그에 쏟아지는 정치적 비난은 지금과는 양상이 사뭇 다를 것”이라며 “황 대행의 존재는 ‘보수 결집’과 ‘새누리당의 존재 환기’ 정도로 활용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바른정당은 새누리당의 ‘황교안 활용’에 발끈하고 나섰다. 오신환 바른정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나라 걱정은 없이, 이미 파탄 난 정당이 후보 마련을 위해 구걸하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안쓰럽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오 대변인은 황 권한대행을 향해서도 “권한대행은 비상시국에 대응하기 위한 준엄한 자리이지, ‘대권 놀음’을 위한 교두보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정치권의 이런 논란에도 황 권한대행 쪽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황 대행 쪽은 전날 정진석 새누리당 의원이 “황 대행의 출마는 미친 짓”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응해 “에스엔에스(SNS)라 하더라도 정치인으로서 품격 있는 표현을 써야 한다”고 반박했다.

석진환 정인환 기자 soulfa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