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2월 임시국회 첫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우 원내대표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을 통해 드러난 정경유착과 검찰권 남용 문제를 지적하고 적폐 청산을 위한 개혁 법안 처리의 필요성을 밝혔다. 연합뉴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민의당을 향해 야권 통합을 공식 제안했다. 우 원내대표는 2일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힘을 합쳤을 때 정권교체가 확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라며 “정당 통합이 어렵다면 적당한 시점에 공동정부 구성을 위한 연립정부 협상이라도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 원내대표의 이런 제안은 지금의 4당 체제를 유지한 채 대선을 치러서는 어느 당이 승리해도 ‘소수당 대통령’의 제약을 벗어날 수 없는만큼, 차기 정부의 안정적 국정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선 정계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우 원내대표는 대선을 앞둔 시기의 야권통합론이 ‘소수당 흔들기’가 될 수밖에 없다는 시선을 의식한 듯 “국민의당을 흔들기 위해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 아니라,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완성하지 못한 원대한 꿈의 실현을 위해 서로의 마음을 열자고 호소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헌을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도 ‘간극 좁히기’를 시도했다. 우 원내대표는 “조기대선 가시화로 대선 전 개헌이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을, 개헌불가 입장으로 받아들이지 말아달라. 개헌 특위의 논의를 더 활발하게 진행하고, 각 당의 이견을 좁혀 늦어도 다음 지방선거 때는 (개헌안) 국민투표가 가능하도록 만들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적어도 제왕적 대통령제의 개선은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다만 대통령과 총리의 권력분점 방식을 선호하는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권력분점을 선호하는가가 쟁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구체제 청산’을 위해 재벌·검찰·언론의 ‘3대 개혁’도 제시했다. 우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재임기간 대한민국은 최순실의 나라였다. 청와대·재벌·검찰·관료·언론 어느 한 군데라도 견제와 김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국정농단과 부정부패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재벌개혁을 위해 우 원내대표는 소액주주 권리보호를 위한 상법 개정과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 폐지, 전경련 해체에 나서겠다고 했다. 검찰 개혁을 위해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를, 언론개혁을 위해선 방송법 개정을 통한 공영방송 중립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2월 국회에서 처리할 중점 법안도 제안했다. 우 원내대표는 △국민 소득 향상을 위한 ‘소득향상 3법’ 처리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동일노동-동일임금 명문화 △가계 생활비 부담 경감을 위한 ‘생활비 절감 3법’ 처리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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