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국정 혼란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3일 현재 국가 위기와 관련한 새누리당의 책임을 반성한다면서도 ‘보수정권 재창출’ 의지를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진정한 보수가치의 재정립, 진정한 보수정권의 재창출, 이를 위한 범보수 세력의 단결, 그리고 대한민국의 위대한 도약이라는 역사적 사명에 저의 온몸을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개헌은 현 시점에서 정치권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정치개혁이다. 국회의 결단만 있다면 두 달 안에 개헌은 가능하다”며 여·야 연석회의 구성을 제안했다. 또 현재의 외교·안보·경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초당적 정책컨소시엄 형태의 공동연구체를 만들자”고도 말했다.
그는 “금수저 출신들이 서민 보수를 자처하고 부모 배경으로 군대를 빠진 사람들이 안보보수를 외치는 것은 사이비 보수”라며 바른정당을 겨냥했고, “소위 대세론에 올라탔다고 자만심에 빠진 사람은 대통령이 돼도 편을 가를 것”이라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방송법 개정안과 검찰개혁법 등 야당이 추진 중인 개혁입법에 대해서도 “대선을 앞두고 숨은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반대했다. 바른정당을 비롯해 야권은 혹평을 쏟아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본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오로지 남탓만 하고 알맹이는 없는 연설이었다”고 말했고, 장제원 바른정당 대변인도 “반성을 가장한 남탓에 연민마저 느낀다. 무릎 꿇고 반성을 한다면서도 원색적인 단어 일색으로 야당을 비판하며 모든 화살을 야당으로 돌렸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표창원 (민주당) 의원의 대통령 누드사진 국회 전시회 사건은 국격을 추락시킨 일”이라며 “국회 차원에서 공정한 징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가 사전에 배포한 연설문에 없던 발언을 쏟아내자, 야당 의원들은 “새누리당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라고 소리치며 반발했다.
김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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