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홍준표 경남지사가 2심에서 무죄를 받은 직후 “총체적인 국가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밝혔다. 직접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대선 출마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이상주)는 16일 홍 지사에게 징역 1년6개월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돈을 전달했다고 자백한 윤승모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홍 지사는 선고 직후 입장문을 내어 “성완종 메모에 연루된 1년10개월간 무거운 등짐을 지고 산길을 걷는다는 심정으로 견뎌왔다”며 “대란대치의 지혜를 발휘해 국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절망과 무력감에 빠진 국민들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박근혜 정권 4년간 일부 ‘양박’(양아치 친박)이 준동했다. 이 사건도 일부 양박과 청와대 민정(수석) 주도로 만들었다”며 친박계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그러면서도 “현재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사당이 아니고 우파진영의 본산이다. 쉽게 떠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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