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오른쪽)가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정동영 국가대개혁위원장과 악수를 하면서 주승용 원내대표를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미사일 발사와 김정남 피살 이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배치 반대 당론’을 놓고 ‘재검토’와 ‘유지’ 사이에서 오락가락했던 국민의당이 결국 당론을 유지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사실상 사드 찬성론을 펼친 안철수 전 대표, 재검토 필요성을 주장한 주승용 원내대표 등이 강경론자인 박지원 대표,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에 밀린 모양새가 됐다.
국민의당은 21일 오후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열어 사드 배치 문제를 논의한 결과 기존 당론을 유지하는 한편 향후 대응과 관련해 논의를 계속해나가기로 했다. 김경진 수석대변인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사드 배치는 국회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당론에 변함이 없다”며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당론 변경 요구는 분명히 있었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상황이 무르익지 않았다고 보는 의원들이 상당수였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사드 자체를 적절한 무기 체계로 인정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선 찬반이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당은 지난해 원내 교섭단체 중 가장 강경하게 사드 반대를 주장해왔으나, 최근 안철수 전 대표는 “국가 간 합의를 뒤집을 수 없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이 합의를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고, 주승용 원내대표는 “김정남 피살 사건이 발생한 직후 상황 변화가 생겼다”며 당론 재검토 논의를 제안했다. 그러나 박지원 대표와 손학규 의장, 정동영 국가대개혁위원회 위원장 등은 “성급한 제안”이라며 반대 입장을 피력해왔다.
‘사드 당론’은 현행 유지로 일단 결론이 났지만, 앞으로 국민의당 대선 경선 주자인 안 전 대표와 손 의장이 또 다른 노선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바른정당과의 연대 문제를 놓고 손 의장은 찬성, 안 전 대표는 반대로 맞서고 있다. 손 의장은 최근 전국을 돌며 열리는 최고위원회에 적극 참석하고 있지만, 안 전 대표는 자신의 별도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의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