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뒤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헌재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한 뒤 국민들에게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에 자유한국당은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탄핵 인용 결정을 겸허히 수용하겠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 동반자였지만 집권당의 책무를 다하지 못함으로써 지금까지 국민이 쌓아올린 대한민국의 국격과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자존심을 지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헌재 결정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 집권여당의 비대위원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자유한국당은 그러면서도 곧바로 대선을 준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우리가 보수대통합의 대선 승리를 향해 아픔을 극복해야 한다”며 “월요일부터는 (대선준비 체제가) 돼야 한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탄핵을 반대해온 친박계는 충격을 받은 분위기였다. 김진태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의 법치는 죽었다. 대통령을 끄집어내려 파면하면서 국론분열이 종식되겠나? 마녀사냥의 그림자만 어른거린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비통하고 참담하다. 그러나 비관이나 좌절은 우리의 적이다. 애국적 보수가치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은 “헌재의 결단은 존중하지만 ‘여론재판’이 존중될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훗날 역사의 법정에서 다르게 평가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태흠 의원은 “악법도 법이니 받아들여야 한다”며 억울하지만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탄핵 반대 집회에 적극 참여했던 김문수 전 최고위원은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