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황 불출마 최고수혜-
지지율 급등 7.1%…3.5%p 올라
황 대행 지지표 32.4% 가져가
“한국당 후보 지지율 크게 반등땐
민주·국민의당과 3파전 가능성”
-‘제3지대’ 단일화 이뤄질까-
국민의당·바른정당 연대 가능성
민주당과 일대일 구도로 갈수도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안철수 의원이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이야기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대선 채비가 가장 늦었던 자유한국당의 예비경선 후보 등록이 16일로 마감되면서, 각 정당에서 진행될 ‘예선’ 대진표 작성이 끝났다. 각 정당 예비후보들의 지지율 격차가 커서, ‘예선’ 결과에 따른 본선 대진표를 예측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53일 앞으로 다가온 19대 대선의 대략적인 구도가 확정된 셈이다.
이번 대선이 역대 선거와 가장 다른 점은 과거 정치 지형의 다수를 점해왔던 보수 정치세력의 몰락과 그에 따른 세력 분화 현상이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위축된 보수 지지층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중도하차로 한 차례 쪼그라들었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머물렀던 10% 안팎의 보수층마저 그의 불출마로 다시 한번 강제로 해산됐다. 이런 상황 탓인지, 전문가들은 오히려 보수층의 ‘재결집’ 여부가 이번 대선을 판가름할 결정적 요소라고 전망하고 있다.
■ 자유한국당 후보 지지율이 변수 이날 예비후보 등록이 마감된 자유한국당 경선에는 홍준표 경남지사, 김관용 경북지사, 이인제 전 최고위원, 원유철·안상수·조경태·김진태 의원,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신용한 전 청와대 직속 청년위원장 등 모두 9명이 뛰어들었다. 예비경선은 황교안 대행의 불출마로 급격하게 홍 지사 쪽으로 기울고 있다. 그의 대항마로 영입이 검토됐던 김황식 전 국무총리도 뜻을 접으면서 사실상 ‘무혈입성’ 분위기다.
지난 15일 황 대행 불출마 선언 직후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엠비엔>(MBN)의 의뢰로 전국 유권자 10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오차범위 신뢰수준 95%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에서 홍 지사는 지난주보다 3.5%포인트 오른 7.1%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다른 후보들을 압도했다. 홍 지사는 황 대행 지지자의 32.4%를 가져가 가장 큰 혜택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
자유한국당 후보의 지지율은 향후 전체 대선구도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대표는 “만약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20%까지 올라간다면 대선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제3지대, 그리고 자유한국당 등 사실상 3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지지율이 지금처럼 10% 이하에 머문다면 국민의당·바른정당 등이 연대한 ‘제3지대 후보’와 민주당 후보의 2파전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으로 남은 대선구도의 변수는 결국 유력한 민주당 후보에 맞서는 대항마가 1명이냐 2명이냐의 문제라는 분석이다.
■ 국민의당·바른정당의 ‘제3지대’ 승부 큰 틀에서 ‘제3지대’로 분류되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민주당 경선이 끝나기만 기다리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나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등은 민주당에서 안희정 충남지사 등 중도·보수층을 붙들고 있는 후보가 탈락하면, ‘갈 곳 잃은’ 지지층이 결국 자신에게 몰릴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 국민의당-바른정당 간 후보 단일화나 연대 가능성도 열려 있다. 탄핵에 책임이 있는 자유한국당 후보를 한자릿수 지지율에 묶어 두고, 제3지대 후보 단일화를 통해 민주당 후보와 일대일 구도를 만드는 전략인 셈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이번 대선은 안철수와 문재인의 양강구도 대결이 될 것이다. 거기에서 승리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앞으로 정책 및 통합 행보를 본격화하며 중도·보수 표심 잡기에 공을 들일 예정이다.
바른정당도 향후 논의될 ‘보수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자유한국당보다 국민의당을 우선순위에 놓고 있다. 바른정당의 한 중진의원은 “유승민 의원이 후보가 되면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 논의를 먼저 하게 될 것”이라며 “자유한국당과의 연대는 선거 직전에나 고민할 후순위”라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도 이날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경남지사를 향해 “친박 세력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헌법재판소 결정에 승복하지 않는 세력들과 같이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 안희정 마지막 ‘반등’ 모색 민주당에서는 안희정 지사의 지지율 변화가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낙마 뒤 지지율이 급상승해 이달 초 20% 선을 넘나들던 안 지사의 지지율은 ‘선한 의지’ 발언 여파로 10% 초·중반대로 떨어졌다가 최근 다시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한 황 대행의 불출마가 중도·보수층이 상대적으로 호감을 보이는 안 지사의 지지율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안희정 캠프 관계자는 “황교안 카드가 무산되면서 구여권 지지층의 일부에서 ‘야권 후보 가운데 그나마 거부감이 적은 후보를 뽑자’는 흐름이 형성될 수 있다. 전반적 구도가 안 지사에게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석진환 최혜정 이세영 기자 soulfat@hani.co.kr[언니가 보고 있다 56회_홍준표 vs 김진태, 대체 누가 이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