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대선 주자인 유승민 의원(왼쪽)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에서 열린 ‘2017대선 바른정당 후보자 경선토론’에 앞서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국회사진기지단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여부에 온도차를 드러냈다.
20일 <한국방송>(KBS) 주관으로 열린 바른정당 경선 토론회에서, 유 의원은 “박 전 대통령 수사와 기소, 재판은 엄정하게 법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면서도 “국가지도자였던 품위와 나라의 격, 통합과 앞날을 위해 재판받을 때까지 불구속으로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 지사는 “대통령이든 힘 없는 국민이든 법 앞에 누구든지 평등하다는 것을 수사 과정에서 보여주는 것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필요하다면 구속 수사도 피해선 안 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유 의원이 주장하는 ‘자유한국당과의 보수후보 단일화’도 치열한 논쟁 주제였다. 남 지사는 “국정농단 세력이 주도하는 자유한국당과 어떻게 후보 단일화를 할 수 있냐. 그럴 거면 유 의원은 왜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을 탈당했냐”고 몰아붙였다. 유 의원은 “홍준표 같은 분이 자유한국당 후보로 선출돼서 그 분이 탄핵에 찬성하고 친박세력들이 다 나갔다고 치자. 그래도 후보 단일화를 안 할 거냐”고 맞섰다. 바른정당의 지지율이 낮고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도 남 지사는 “유 의원이 자유한국당에 기웃거리기 때문”이라고 공격했고, 유 의원은 “남 지사가 더불어민주당에 기웃거리니까 정체성에 더 혼란을 준다”고 반격했다.
전날 발표된 호남권 국민정책평가단 투표에서 유 의원은 183표, 남 지사는 107표를 얻었다. 21일엔 영남권 정책토론회와 국민정책평가단 투표가 진행된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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