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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민주당 ‘진보-중도-보수’ 세날개 경선, 오늘밤 누가 웃을까

등록 2017-04-03 16:36수정 2017-04-03 16:58

이재명 ‘사이다’ 발언으로 촛불민심 흡수
안희정 ‘대연정론’으로 중도·보수층 호감
문재인, 자연스레 ‘중간 지대’ 점유 효과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후보자 수도권, 강원, 제주 순회투표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후보자 수도권, 강원, 제주 순회투표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연합뉴스
3일 수도권 경선으로 마무리되는 더불어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은 문재인·안희정·이재명, 3명의 후보가 추구하는 다양한 이념노선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경선기간 동안 바른정당을 넘어 자유한국당 유권자에게까지 소구력을 가진 안희정 충남지사가 오른쪽으로, 정의당 유권자들의 지지를 끌어모은 이재명 성남시장이 왼쪽으로 달려나가며 민주당의 외연을 확장해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45%’.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성인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민주당의 정당 지지도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기 전인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30%대 초반에 머물렀던 민주당의 지지율은 연일 고공행진하며 창당 이래 최고의 지지도를 갱신해왔다. 민주당의 높은 지지도는 ‘탄핵 효과’라는 평가도 있지만 안 지사와 이 시장, 두 사람의 기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세론’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30% 초반에 묶여있는 사이 안 지사와 이 시장은 국면에 따라 엎치락뒤치락하며 각자의 지지도를 20% 안팎까지 끌어올렸다.

‘박근혜-최순실게이트’가 불거지던 격동의 촛불정국에 먼저 기치를 든 쪽은 이재명 시장이다. 이 시장은 정치권의 대선주자들 가운데 가장 먼저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을 주장하는 등 ‘사이다’ 발언으로 촛불민심을 단박에 끌어모았다. 재벌체제 해체, 전국민 기본소득, 국토보유세 등 공약에서도 기존의 민주당보다 진보적인 주장들을 내놨다.

그런가 하면 촛불정국에서 말을 아끼며 뒤따라온 안희정 지사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뒤 ‘포스트탄핵’정국에서 두각을 드러냈다.‘사드 재협상 불가론’과 ‘대연정론’ 같은 발언으로 중도·보수층 유권자의 호감도를 높이며 통합의 적임자임을 주장했다. 1월 초순께 지지도 3%에 불과했던 안 지사는 한달여만에 지지도를 10%포인트 가까이 끌어올리며 단숨에 문 전 대표와 ‘친노(친노무현계) 적자 대결’ 구도를 형성했다.

두 후보의 선전에 대해 문재인 캠프는 긴장하면서도 내심 반기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 시장이 왼쪽을, 안 지사가 오른쪽을 차지하면서 상대적으로 문 전 대표의 운신의 폭이 넓어진 까닭이다. 2012년 대선 패배 이후 문 전 대표에게 ‘중도 외연 확장’은 지상과제였지만 두 후보의 등장으로 문 전 대표는 자연스레 ‘중간지대’를 점유하게 됐다. 선명성을 촉구하는 ‘집토끼’와 안정감을 요구하는 ‘산토끼’ 사이에서 두 후보에 견줘 비교우위를 가져서다.

이 시장의 급진성은 안정감을 결여했다는 지적을 받았고, 안 지사의 통합론은 경선 과정에서 끌어모아야 할 민주당 지지층을 설득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 시장이 끌어온 지지가 탄핵정국 이후 보다 안정감 있는 문 전 대표에게 돌아가자 문재인 캠프에선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흡수됐다면 돌아오지 않았을 지지도”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안 지사가 ‘대연정’, ‘선의’ 발언 등으로 진보 성향이 강한 민주당 지지층에게 비판받은 것도 그동안 문 전 대표에겐 기회나 다름없었다. 문 전 대표는 ‘사드 배치’ 문제 등에서 모호한 입장을 취하면서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선명성을 요구 받았지만 안 지사가 부상한 뒤 비교적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됐다.

역설적으로 안 지사와 이 시장, 두 후보의 ‘좌우 전략’은 ‘호환성’ 면에서 문 전 대표의 입지를 강화시키는 요소도 내장하고 있던 셈이다. 물론 아직 속단은 이르다. 3일 수도권 경선에서 문 전 대표가 결선없이 대세론을 확정하느냐, 두 후보 중 한 명이 극적으로 결선행 티켓을 쥐고 대역전극을 펼치게 되느냐에 따라 민주당의 향후 ‘노선’도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대선 후보는 3일 오후 7시40분께 발표될 예정이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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