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통령 후보(오른쪽)가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이명박 전 대통령 집무실을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해 담화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가 ‘유승민 고립 전략’을 구사하며 바른정당을 향해 “자유한국당으로 들어오라”는 전방위 압박을 하고 있다.
홍 후보는 지난 2일 바른정당 김무성 선거대책위원장에게 전화해 “탄핵의 원인이 소멸됐으니 함께 하자”고 요청한 것으로 3일 전해졌다. 그는 주호영 원내대표에게도 전화해 자유한국당 복귀를 요청했다고 한다. 홍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들과 통화 내용에 대해 “같이 가자고 했다. 연대가 아니라 (바른정당이 자유한국당으로) 다 들어오라는 것”이라며 “(16일 후보) 등록 직전까지는 잘 될 것이다”라고 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자유한국당 복귀는 절대 없다는 데 대해서는 “유 후보 이야기는 묻지 말라. 절대 대답하지 않겠다”며 날을 세웠다. 유 후보를 제외한 바른정당 주요 인사와 접촉하며 ‘내부 흔들기’를 시도하는 것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홍 후보의 요청에 ‘친박 인적청산이 먼저’라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후보는 이날 오후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총재를 잇따라 찾아, 두 사람의 발언을 전하는 방식으로 자신이 보수 통합의 중심에 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홍 후보는 이 전 대통령 면담 뒤 기자들에게 “(이 전 대통령이) 보수 우파가 단결해 대처해달라는 말씀을 하셨고, 바른정당과 합쳐야 한다는 말씀도 했다”고 말했다. 김종필 전 총리를 만난 뒤에도 “우파가 결집을 해 대통령이 꼭 되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홍 후보는 4일 대구·경북 선거대책위원회 발족 행사차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한다. 유 후보가 이곳을 찾아 티케이 민심을 공략한 데 대한 맞불 성격이다. 홍 후보는 기자들에게 “티케이는 내가 적자다. 조금만 더 있어 보면 티케이는 홍준표 중심으로 뭉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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