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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나란히 21%’ 안희정·이재명, 차세대 주자 가능성 확인

등록 2017-04-03 21:35수정 2017-04-04 10:02

불과 0.3%p 차이로 2·3위
안 지사 “패배해도 승리하는 길”
이 시장 “조직·세력 없이 기적”
둘다 “정권교체 힘모으겠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동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19대 대통령후보자 수도권 강원 제주 선출대회에서 개표결과가 발표된 순간 안희정 후보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동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19대 대통령후보자 수도권 강원 제주 선출대회에서 개표결과가 발표된 순간 안희정 후보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졌지만 이긴 싸움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2·3위를 차지한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문재인 후보의 견고한 대세론에 밀려 패배했지만 나란히 21% 남짓씩 득표하며 차세대 주자로서 정치적 가능성을 확실히 드러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확실한 지지층을 가진 두 사람을 얼마나 포용할 수 있느냐가 문 후보의 리더십을 평가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민주당 경선에서 눈에 띈 것은, 3위를 차지한 이재명 시장의 득표율이 2위 안희정 지사와 불과 0.3%포인트 차이였다는 점이다. 안 지사가 35만3631표(21.5%), 이 시장이 34만7647표(21.2%)였다. 이 시장이 지난 1월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지사에 큰 차이로 밀려왔던 점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한 결과다. 경선이 끝난 뒤 이재명 캠프가 성명을 내어 “조직도, 세력도 없는 이재명에게 오늘의 결과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고 평가한 이유다. 기초자치단체장인 이 시장은 이렇다 할 정치적 배경도, 지역 기반도 없어 정치권의 ‘6두품’으로 자평해왔다. 이번에 ‘전국구 정치인’으로서 저력을 드러낸 만큼 내년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에 도전하거나 차기 대선에 도전할 때의 초석을 단단히 다졌다고 볼 수 있다.

2위를 차지한 안희정 지사에게도 이번 경선은 스스로 말한 것처럼 “패배해도 승리하는 길”이었다. ‘노무현의 동업자’였지만 영광의 뒤안길만을 걸었던 안 지사는 충남지사로서 자기 정치를 시작했고, 대선 도전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그늘을 사실상 넘어섰다. 이번 경선을 통해 당내에 정치적 세력을 구축한 만큼 향후 충남을 넘어선 정치 행보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대선 본선에 돌입한 문재인 후보로선 당내 경선을 거치면서 생긴 후유증을 해소하고 안희정·이재명 두 사람의 확실한 지지를 받는 것이 최우선 과제일 수밖에 없다. 문 후보는 이날 수락연설에서 “세 동지(안희정·이재명·최성)와 경쟁한 것은 저에게 커다란 행운이었다. 세 동지가 미래의 지도자로 더 커갈 수 있게 제가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캠프는 안희정·이재명 쪽 인사를 공동 총괄 선대위원장으로 합류시킬 계획이다.

안 지사와 이 시장도 ‘한 팀’을 강조하며 승자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 지사는 이날 개표결과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 민주당의 정권교체와 승리를 위해 힘을 모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도 “정권교체의 길에 당원으로서 제 몫을 다할 것”이라며 “우린 경쟁을 한 것이지, 전쟁을 한 것이 아니다. 작은 상처들은 빠른 시간 내에 치유하고 팀원으로서 같은 길을 가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두 사람 모두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지방자치단체장이어서 적극적으로 지원 유세에 나서기는 어렵다. 대신 주요 정책·공약을 문 후보의 대선 공약에 반영하도록 하고, 경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을 참여시키는 방식으로 선거를 돕는 방안을 검토중이다.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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