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회·정당

1997 DJP연합 성공·2012 문-안 단일화는 역부족

등록 2017-04-25 16:51수정 2017-04-25 16:51

-성공한 단일화, 실패한 단일화-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파기→노 승리
거대여당에 맞선 ‘야권 단일화’ 상수처럼 작동
후보단일화는 민주화 이후 한국 대선의 ‘상수’에 가까웠다. 정당체제는 다당제와 유사하지만, 대통령을 뽑는 선거는 거대 집권여당과 제1야당이 경쟁하는 실질적 양당 구도로 진행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결선투표 없는 단순다수대표제라는 제도적 특성 때문에 선거 때마다 거대 양당을 축으로 강한 구심력이 형성됐고, 이런 구도는 공동정부 구성을 전제로 한 정당연합이나 후보단일화로 이어졌던 것이다.

후보단일화가 대선의 승패를 좌우한 대표적 사례는 1997년 대선이다. 김대중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총재는 네번째 대선 도전을 위해 자유민주연합의 김종필 총재과 디제이피(DJP)연합을 성사시켰다. 대통령은 국민회의가, 총리와 경제각료는 자민련이 나눠갖는 권력분점형 선거연합이었다. 반면 그해 선거에서 집권당이었던 한나라당은 이회창 총재를 후보로 내세웠으나 당내 경선에서 패배한 이인제 후보가 국민신당을 창당해 독자출마하면서 지지층 균열을 감수해야 했다. 사실상의 ‘2여-1야’ 구도로 진행된 그해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는 40.3%를 득표해 38.7% 득표에 그친 이회창 후보를 눌렀다. 19.2%를 득표한 이인제 후보가 없었으면 1·2위가 바뀔 수 있는 상황이었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이뤄진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의 단일화도 대선 승리를 위해 이념 지향이 다른 두 후보가 손을 잡은 ‘기계적 단일화’였다. 대선을 한 달도 남겨놓지 않은 그해 11월24일,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던 노 후보는 2002년 월드컵 열기를 업고 등장한 정 후보를 여론조사 경선에서 꺾고 단일후보가 됐고, 투표일 전날 단일화 파기라는 변수를 극복하고 대선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때도 패자는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였다. 비교적 장기간에 걸친 논의 끝에 성사된 디제이피연합과 달리 노-정 단일화는 선거 막판 급조된 단일화였음에도 대선판을 단번에 흔들어놓음으로써 보수 진영에 ‘단일화 공포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

2012년 대선 역시 야권의 후보 단일화로 출렁인 선거였다. ‘박근혜 대세론’에 밀려 고전하던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는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 단일화에 나섰으나 룰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합의에 실패했고, 11월23일 안 후보가 돌연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사실상의 단일후보가 됐다. 문 후보의 지지율은 급상승해 박근혜 후보의 턱밑까지 따라붙었지만, 일방의 사퇴에 의한 단일화는 실질적인 ‘지지층 연합’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판세를 뒤집을 만한 시너지를 내기에도 역부족이었다. 결과는 51.6% 대 48%. 박근혜 후보의 승리였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단수는 나 역시 좋지”…김건희·명태균 ‘공천 논의’ 텔레그램 확인 1.

“단수는 나 역시 좋지”…김건희·명태균 ‘공천 논의’ 텔레그램 확인

3년차 ‘국군통수권자’ 윤 대통령의 경례, 햇볕은 안 가렸지만… 2.

3년차 ‘국군통수권자’ 윤 대통령의 경례, 햇볕은 안 가렸지만…

유승민 “사람에 충성 않는다던 윤 대통령, 배우자에만 충성” 3.

유승민 “사람에 충성 않는다던 윤 대통령, 배우자에만 충성”

선출되지 않은 ‘김건희’에 공적 지위까지? “역할 제한해야” 반론도 4.

선출되지 않은 ‘김건희’에 공적 지위까지? “역할 제한해야” 반론도

이준석 “윤 대통령, 명태균씨를 ‘명 박사’라고 불러” 5.

이준석 “윤 대통령, 명태균씨를 ‘명 박사’라고 불러”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