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지지자에게 세사미 스트리트의 캐릭터인 '쿠키몬스터'를 받은 뒤 밝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5월9일 대선일은 어버이날 다음날이다. “아들아, 딸아, 며늘아, 사위야. 꽃도 선물도 필요없다. ○○○ 후보 찍는 게 선물이다”같은 특정 후보의 홍보 메시지도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돌고 있다. 노인 민심에 민감한 보수정당 후보들에게 이번 대선은 ‘카네이션 대선’이기도 하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26일 대한노인회가 주최하는 대선후보 토론회에 참석해 노인 공약을 설명했다. 기초연금 인상, 노인 의료비 부담 완화 등 정책은 대동소이했지만, 지지를 호소하는 포인트는 달랐다. 홍 후보는 ‘보수 정체성’을 강조했다. 그는 “제가 대선에 나온 것은 이 나라에 좌파정권이 들어와선 안되겠다고 생각해서다. 일당 800원짜리 경비원의 아들도 열심히 노력하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게 대한민국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보수후보 단일화 방법을 묻는 청중 질문에 “대선에 나온 후보 중 1번(문재인)·3번(안철수)·5번(심상정)은 좌파후보다. 보수 후보는 저 하나다. 4번(유승민)은 보수인가 아닌가 모르겠다”면서 “보수 투표는 한사람으로 가야지, 되지도 않을 사람 찍어본들 무슨 의미가 있나. 어르신들이 한쪽으로 몰아줘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유승민 후보는 ‘가난한 노인’이 많은 현실에 초점을 맞춰 ‘노인 복지’를 강조했다. 유 후보는 “저는 늘 지금 어르신들이 이 나라를 지키고 피흘리고 싸워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진심으로 생각해왔다”며 “6·25 참전용사, 소년병, 베트남전쟁 유공자 같이 젊을 때 국가를 위해 피땀흘려 노력했는데 노인이 돼서 가난해서 외롭게 병들어가는 어르신에게 이제 정부가 나서 꼭 필요한 도움의 손길을 뻗칠 수 있는 정책을 세심하게 펴겠다고 약속 드린다”고 말했다.
대한노인회는 두 후보에게 노인복지청 설립 등 노인회 현안에 대한 입장을 공통으로 물었다. 홍 후보는 “노인복지청 설립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저희 바른정당 소속 홍문표 의원의 숙원사업이 노인복지청을 건립하는 것이다. 지금은 저출산과 고령화를 함께 붙여 정책을 만드는데, 둘은 정책수단이 다르다. 노인복지청을 꼭 만들어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는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며 조금 더 확실한 어조로 약속했다.
대한노인회는 이날 행사에 주요 후보 5명을 모두 초청했지만 문재인(더불어민주당)·안철수(국민의당)·심상정(정의당) 후보는 직접 오지 않고 각 캠프에서 관련 직책을 맡고 있는 소속 의원들을 대신 보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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