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철 새누리당 의원.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지난 2일 바른정당 탈당을 선언했던 13명 의원 가운데 황영철 의원이 이를 철회하고 바른정당에 남기로 했다. 탈당파에 대한 거센 비판 여론에 추가 탈당 움직임도 주춤해진 분위기다.
황 의원은 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생각을 깊이있게 정리하지 못한 채 (탈당) 발표에 동참했던 저의 부족함을 깊이 자책한다”며 탈당을 번복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와 창당 과정에서 저의 정치적 언행을 보며 많은 박수와 격려를 보낸 국민으로부터 커다란 실망과 비판 메시지를 받았다. 그분들께 정말 죄송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황 의원은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는 유승민 후보의 마지막 선거운동에 힘을 보태고 바른정당 창당 정신과 가치를 지켜내기 위한 중단없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황 의원이 잔류 선언을 하면서 바른정당은 일단 20석을 유지해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지키게 됐다. 전날 탈당파 의원들이 “이번 주중에 지역구인 전주에서 독자적으로 탈당 선언을 할 것”이라고 소개한 정운천 의원은 지역구 의견을 수렴한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바른정당의 유승민 대통령 후보는 이날 대구 동화사 봉축 법요식 참석 뒤 기자들과 만나 “황영철 의원과 통화했다. 개혁보수 길에 동참해주셔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탈당한 분들과 남아있는 분들 가운데 일부에게는 전화드렸다. 많은 의원님들이 가치와 현실 사이에서 고민이 많다. 저희들은 보수를 바꾸겠다는 신념이 확고하니까 (함께 가기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로 창당 100일째를 맞은 바른정당은 이번 집단 탈당 사태 이후 되레 국민들의 지지가 유 후보와 바른정당으로 모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세연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2일과 3일 이틀간 온라인 입당 당원이 1500여명에 이르러 평소의 50배 이상, 후원금 모금액은 1억3000여만원으로, 평소의 20배 이상에 달했다”며 “정치는 국민을 보고 하는 것이라는 진리를 다시 가슴에 새긴다. 바른정당에 남은 국회의원과 모든 당원은 용기백배해 유 후보와 함께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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