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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친박에 복당 막힌 바른정당 탈당파…한동안 ‘무소속’ 처지에 분통

등록 2017-05-03 22:18

자유한국당, 대선 뒤 복당 심사 예정
홍문표 “자기들한테 불리하다고…” 불만
새누리 때 친박-비박 갈등 재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에게 가겠다며 바른정당을 뛰쳐나온 탈당파 의원 12명이 자유한국당 친박근혜계의 거센 ‘입당 반대’에 막혀 당분간 무소속으로 지내게 됐다. 탈당파의 자유한국당 복당 논란이 부각됨에 따라, “친박은 없다”는 홍 후보의 ‘보수대통합’ 구호도 무색해지고 있다.

바른정당 탈당 의원 12명은 지난 2일 밤 자유한국당에 입당원서를 제출했지만 복당 심사는 대선 이후에나 진행될 예정이다. 이철우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은 3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선 각 시도당에서 절차를 거쳐서 와야 하고 심사제도가 있기 때문에 대선 전까지는 결정 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경기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우현 의원도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지나칠 정도로 당을 음해하고 탄핵에 앞장선 권성동·장제원 등 일부 의원들은 (복당에 앞서) 뼈아픈 자숙을 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대통합이 있지, 지금 상태로는 서로 얼굴 보고 화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탈당하기도 전에 홍 후보와 만나서 지지를 결의하고 이튿날 자유한국당에 단체로 입당원서를 낸 탈당파 12명은 한동안 무소속으로 공중에 붕 뜨는 굴욕적인 처지가 됐다. 복당파는 지난 석달 남짓 동안 ‘다른 당 사람들’로 대했던 친박계를 이제는 다시 ‘한 지붕 아래 다른 계파’로 마주하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탈당한 홍문표 의원은 <제이티비시>(JTBC) 인터뷰에서 “복당이 자신들한테 불리하다 해서 시빗거리가 된다면 좌파정권을 막아야 하는 이번 대선의 큰 뜻은 아니다”라고 친박계를 비판했다.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을 탈당하기 전의 친박-비박 갈등 상황으로 돌아간 모습이다.

홍준표 후보는 그동안 “친박은 없다”고 공언해왔다. 지난 1일 밤 탈당파 의원들을 만나서도 “내가 대통령이 되면 박근혜 정부 연장이 아니라 홍준표 정부다. 당신들이 원하는 보수 개혁을 함께 하자”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복당 논란으로 오히려 친박이 여전히 자유한국당을 장악하고 있다는 게 확인됐다.

정치평론가인 유용화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탄핵 주도세력이 자유한국당으로 돌아오면서 잊혀졌던 탄핵의 기억이 다시 되살아나는 계기가 됐다. ‘박근혜 정권과 다른 정당에 투표해야 한다’는 여론이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도 자유한국당 안팎의 탈당-복당 논란을 ‘국정농단 심판론’으로 연결짓고 있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 쪽 박광온 공보단장은 논평을 내어 “국정농단 세력을 탄핵해놓고, 다시 그 품으로 돌아가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한국방송>(KBS) 라디오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살려야겠다, 석방시켜야겠다고 하는 그 세력에 들어간다고 하는 것은 건전한 보수들도 평가하지 않을 것”이라며 “홍준표 찍으면 박근혜가 상왕이 된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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