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에 박병석·김용익 등 거명
국정 5개년 계획 등 마스터플랜 짜
국정 5개년 계획 등 마스터플랜 짜
청와대가 새 정부의 국정 청사진을 마련할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구성에 착수했다. 국정기획위는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서 인수위를 대신해 정권 인수 작업과 함께 국정계획 마스터플랜을 짜게 된다. 국정기획위 위원장에는 대선 기간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국민의나라위원장을 지낸 박병석 의원과 김용익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청와대는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새 정부의 국정방향과 목표를 수립하는 국정기획위 설치를 서둘러줄 것을 지시했다”며 “위원회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내용을 바탕으로 국정 청사진을 만들고 이를 이행할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준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국정기획위 안에 국민 모두가 인수위원이 될 수 있는 ‘국민인수위원회’를 구성한 뒤 온·오프라인 소통 창구를 만들어 국민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정기획위가 설치되면 위원회에 각 부처 공무원들을 파견받아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검토한 뒤 우선 순위와 소요재원을 산정하고, 단계별 이행계획을 성안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사정에 밝은 민주당 관계자는 “대선 기간에는 표를 얻기 위해 유권자들의 관심과 기호에 맞춰 공약을 만들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지거나 서로 상충되는 공약들이 있기 마련”이라며 “따라서 선거가 끝나면 공약을 정책으로 다듬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보통 이 작업은 대통령 취임 전 2개월 남짓 가동되는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담당하는데, 인수위에는 공약을 만든 정책담당자들이 각 부처에서 파견된 공무원들과 함께 정부의 기존 사업과 예산 등을 검토해 국정과제와 정책들로 다듬었다.
문 대통령도 인수위 없이 임기를 시작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후보 시절부터 국정과제 준비 조직을 별도로 가동했다. 선대위 산하에 국민의나라위원회를 꾸리고 분야별 공약을 선별해 국정과제와 정부조직 개편안 등의 초안 작업을 맡긴 것이다. 당시 위원회는 민주당 ‘정책통’으로 꼽히는 박병석 의원이 위원장을 맡아 문 대통령과 가까운 김용익 전 민주연구원장, 최재성 전 의원, 양승조·백재현 의원, 김수현 전 서울연구원장 등과 함께 대선 공약 전반을 교차 검증하고 개략적인 재원 대책까지 검토하는 등 사실상의 ‘사전 인수위’ 조직으로 운영했다. 당시 위원회는 선대위 내 70개 산하 조직 가운데 유일하게 간사(김수현 전 원장)를 임명하고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당시 위원회에 참여했던 당 관계자는 “보안을 위해 보좌진들마저 배제한 채 위원회 핵심 인사들이 매일 회의를 열어 보고서를 완성한 뒤 문 후보에게 직접 보고했다. 인수위가 없어도 정권인수와 국정계획 마련에 차질을 빚어선 안 된다는 후보의 생각이 강해 상당히 구체적 수준에서 보고서가 만들어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정기획위가 만들어지면 국민의나라위원회가 만든 보고서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국정계획 마스터플랜을 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나라위원회를 이끌었던 박병석 의원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이미 국정 비전과 정책 우선순위, 개략적 재정 소요까지 상당한 준비가 돼 있다.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국정기획위가 만들어질 경우 위원장 후보 1순위로 꼽힌다. 박 의원은 다만 “인사 문제에 대해선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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