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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한국당, 청년 초청해 ‘쓴소리’ 듣겠다더니…비판 듣자 ‘발끈’

등록 2017-06-01 20:52수정 2017-06-01 22:06

“청년 위한 가치·콘텐츠 없다” 매서운 비판에
“정유라에 분노하면서 문준용에는 왜 분노하지 않나…
청년이 선입견 갖고 싫어한다” 등 언쟁
자유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1일 단양군 대명리조트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1일 단양군 대명리조트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청년들의 쓴소리를 듣겠다며 자리를 마련했다가 청년들의 ‘가혹한’ 비판에 발끈하며 논쟁을 벌였다.

자유한국당은 1일 충북 단양의 한 리조트에서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열고 ‘각계 청년대표가 자유한국당에 바라는 이야기’ 시간을 마련했다.

‘청년정치크루’ 대표 이동수씨는 “제 주변에 멀쩡한 생각을 가진 청년 중에 자유한국당 지지자는 한명도 없다. 지지 이유를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면서 “자유한국당은 청년들이 좋아할 만한 가치도 콘텐츠도 없다. 전교조한테 잘못 배웠다고 청년 탓만 한다”고 비판했다. 이씨는 또 “신문기사를 보니 2009년에는 20대가 가장 선호하는 정당이 한나라당이었다. 그런데 최순실 국정농단이 터졌을 때 새누리당 지지율은 0%였다. 고민이라도 해봤는지 여쭤보고 싶다. 자유한국당이 행사 때 청년 몇명 동원하려고 사진찍을 때 세우려고만 했다”고 말했다.

‘20대 청년’이라고 소개한 우원재씨도 “젊은 우파들은 시장가치를 추구한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청년일자리 대책이나 젊은이들이 관심있는 주제에 대해 명확하게 길을 제시해준 적이 없다. 지금 자유한국당은 철학이나 이념이 아니라 진영논리로 사람에 공유시키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청년당원들은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잠재적 유권자를 위해 주력하고 있다. 그에 비해 우리 당은 청년 발굴, 교육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2030세대들의 발언이 끝나자, 자유한국당 관계자들은 일부 ‘발끈’했다. 정준길 대변인은 이동수씨의 비판에 대해 “청년들이 최순실과 정유라에 분노해 자유한국당에 표를 안 준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청년들에게 제일 이해 안 가는 게 있다. ‘제2의 정유라’라는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씨에 대한 수많은 (특혜취업 의혹) 문제제기가 있었다. 왜 거기에 분노하지 않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씨는 “저도 문준용씨 일은 굉장히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유라씨에 비하면 잘못이 작지 않나. 정당지지도 측면에서도 문재인 지지 이유보다는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 문재인에게 투표한 청년도 있다”라며 “과거 한나라당이 청년 지지를 많이 받았던 시절에 비하면 지금 자유한국당은 많이 빠졌다”고 답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자유한국당이 그동안 청년일자리를 위한 각종 법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하면서 “청년들도 법안을 놓고 토론한 뒤 비판하는 게 아니라 무조건 선입견을 갖고 싫어하는 경우도 꽤 많다”며 억울함을 드러냈다. 정 원내대표는 이씨에게 “오늘 자리에서 자유한국당이 바른정당보다 20대 지지를 못 얻었다면 어떤 정책 차이가 있어서 그랬는지 그 이유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씨는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의 차이가 무엇이냐면, 바른정당은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바른정당은 1년 전 세비반납 공약을 지키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마감 직전 (공약 관련 법안을 발의한 뒤) 공약을 이행했다고 하는데 과연 국민들이 이행했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청년들이 더 지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청년들과의 논쟁으로 분위기가 다소 달아오르자 김성은 비대위원은 마이크를 잡고 “여기 나온 청년분들 모두 감사하다. 이것은 청년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저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무조건 박수춰져야 한다. (우리가) 변해나가야 한다”며 수습했다.

단양/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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