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3당 정책위의장들이 13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회동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이용호(국민의당), 이현재(자유한국당), 이종구(바른정당) 정책위의장.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국회 예산결산위원장을 비롯해 여야 상임위원장들을 만나 “추가경정예산안이 하반기에 집행될 수 있게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12일 국회 시정연설에 이어 추경 통과를 위해 ‘협치 행보’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소속 상임위원장들이 오찬에 불참한데다, 야3당이 이날 ‘공무원 증원을 위한 추경에 반대한다’고 밝혀 난항이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백재현 예결위원장(더불어민주당) 등을 청와대로 초청해 1시간20분여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예결위 여야 3당 간사와 장병완 산업통상자원위원장(국민의당), 김영우 국방위원장(바른정당) 등 7개 상임위원장들이 참석했다. 자유한국당 쪽은 청와대의 인사 강행 등을 문제삼으며 정우택 원내대표(국회 운영위원장) 등 참석 대상 8명이 모두 불참했다.
문 대통령은 오찬에서 “추경 요건이 충족되는지에 대해 다소 이의가 있을 수 있겠지만 국가재정법상 대량실업과 경기침체 같은 것이 있기에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 게다가 국채 발행이나 증세 부담 없이 편성할 수 있기에 충분히 추경을 할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수출 등 경제지표가 좋아지는 시기에 내수를 진작시키고 고용을 만들어낸다면 내리막길을 걷던 성장률을 조금 되살릴 수 있는 아주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꼭 좀 힘을 함께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장병완 위원장은 “촛불이 만든 정부가 반드시 성공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협치 분위기를 이끌어 가도록 하자”고 화답했다. 김영우 위원장도 “새 정부가 소통과 협치를 한다면 협조할 것이고 그게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문 대통령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임명을 강행한데다 자유한국당에 이어 국민의당, 바른정당까지 추경 반대 기류로 돌아서면서 추경안 통과까지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현재(자유한국당)·이용호(국민의당)·이종구(바른정당) 의원 등 야3당의 정책위의장은 이날 조찬회동 뒤 “정부의 추경안에 대해 “국가재정법이 정한 추경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 국민 세금으로 미래 세대에게 영구적인 부담을 주는 공무원 증원 추경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