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민의당 지도부 등이 강원도 국회고성연수원에서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최근 미세먼지와 비정규직 대책 및 통신비 인하 방안에 대해 “원맨쇼”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13일 강원도 고성의 국회고성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당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미세먼지 원인을 모르면서 화력발전소를 일방적으로 가동 중단시켰고,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찾아가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압박했다. 국정기획자문위는 미래부에 통신비 인하 대책이 미흡하다며 보고조차 받지 않았다”라고 언급하면서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이벤트는 될지 몰라도 협치도 아니고 국민과의 진정한 소통도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수십년 누적된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졸속 단기적 처방으로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실패로 가는 것이다”라면서 “책임 총리와 책임 장관을 얘기하면서 아직 장관도 임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해당 부처에 진정한 진단과 분석도 없는 상태에서 청와대가 원맨쇼를 벌이는 것이야말로 실패의 길로 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선 패배 뒤 내부 결속을 다지고 오는 8월 말 안에 열릴 전당대회 관련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 열린 이번 워크숍에는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 등 국민의당 당원 210명이 참석했다.
13일 강원도 국회고성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당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강연중인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
이들을 대상으로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나는 왜 국민의당을 선택했는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 수석부대표는 “과거의 좌파니 우파니 하던 그 틀을 뛰어넘어 새롭게 제3의 길을 갈망하는 국민들에게 우리가 바로 대안이 될 수 있는 그런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할 수 있는 당이 국민의당밖에 없었다”고 당적을 옮긴 이유를 밝혔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우리가 정신만 제대로 차리고 똘똘 뭉쳐 있으면 시대가 우리한테 있기 때문에 우리가 반드시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고, 2020 총선에서 우리가 더 큰 세력이 돼서 제1당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13일 강원도 국회고성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당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강연중인 김태일 영남대 교수.
이어 국민의당 비대위 혁신위원장을 맡은 김태일 영남대 교수(정치외교학)가 강연을 맡아 당 정체성에 대한 조언을 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당은 중재자가 돼선 안 된다. 더불어민주당에 붙으면 2중대 소리를, 자유한국당에 붙으면 적폐 세력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가운데 서면 기회주의자라고 말한다”라면서 “다른 하나의 꼭짓점을 만들어 삼각형 만들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에 대한 국민의당에 태도에 대해서 “제가 지도부였다면 김 후보의 5·18 판결 문제를 쉽게 넘어가지 않고 문제삼았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5·18 판결 오류에 대해 사법부 전체적 성찰을 왜 (국민의당이) 요구하지 않았냐”면서 “국민의당이 문제제기를 했더라면 두 당이 하지 못한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지역위원장들은 대선 이후 국민의당의 정체성 논란을 지적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지도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취지의 비판들을 쏟아냈다. 한 지역위원장은 “지금 이 당의 형태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충청과 영남 후보를 낼 수 있냐. 광역지자체 후보가 없으면 그 밑에 후보는 존재하겠냐”고 짚으면서 “호남과 개혁을 동일시하고 일체화하면 우리 스스로의 비전이 갇힌다”고 말했다.
다른 위원장은 “안철수 후보는 대선 토론에서 진보냐 보수냐는 질문에 ‘상식파’라고 대답했다. 진보나 보수와 다른 스탠스(를 표현할) 단어가 있냐. 당의 정체성에 대해 네이밍을 해줄 수 있냐”고 김태일 혁신위원장에게 물었고 김 위원장은 “함께 숙고해서, 체감하는 여러분들이 만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안 후보가) 상식이라고 했는데 상식대로 했냐”면서 “청년들이 절절한 마음으로 헤매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처절할 정도로 절박한 상황인데 4차산업혁명을 주장한 게 상식이었는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고성/글·사진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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