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잘하면 밀어주고 못하면 견제하는 플러스 야당론”

하태경 바른정당 당 대표 후보 인터뷰
“기존 마이너스 관성 버려야 야당도 지지율 올라
‘빨갱이 장사’하는 자유한국당과는 연대 불가”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

바른정당의 6·26 전당대회는 ‘지속가능한 합리적 보수’라는 한국 보수정치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강경보수가 득세하는 척박한 풍토에서 자칫 당이 주저앉을 수 있다는 위기감도 돌파해야 한다. 20일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재선의 하태경(49·부산 해운대갑) 의원으로부터 ‘낡은 보수와의 결별’과 개혁 보수의 길을 들어봤다. 하 의원은 서울대 물리학과를 나와 중국 지린대에서 세계경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새누리당 보수혁신특이 위원,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위 위원 등을 맡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야당의 국회 보이콧 등 여야 강경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바른정당과 경쟁 관계인 자유한국당과의 입장 차이가 사라졌다는 평가가 많다. 당 대표가 되면 정부·여당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야당 개념을 바꾸겠다. 마이너스 야당론이 아닌 ‘플러스 야당론’이다. 기존 야당은 ‘정부의 실패’를 빨리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였다. 정부가 잘하는 것은 방해하고 못하는 것은 방임하는 전략이었다. 그게 바로 마이너스 야당이고, 강한 야당 전략, 발목 야당 전략이다. 플러스 야당론은 정부 견제의 목적도 대한민국의 성공에 있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대한민국 성공이라는 공동의 목표가 있는 것이다. 정부가 잘하는 것은 밀어주고 못하는 것은 견제하는 것이 야당 본연의 역할이다. 과거에는 국민의 정치 관심도가 적어서 정부가 실패하면 반사이익으로 야당 지지가 올라갔다. 하지만 지금은 국민들이 정치박사들 아닌가. 마이너스 야당을 해도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런 자유한국당 마이너스 야당 관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플러스 노선으로 가야한다. 당 대표가 되면 야당의 개념을 바꾸겠다.

-당 대표가 되면 내년 지방선거라는 혹독한 정치적 시험대에 오른다. 영남권에서는 자유한국당과, 수도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경쟁해야 한다. 지방선거 전략은 무엇인가

=우리 당이 처한 지방선거 딜레마는 낮은 지지율 때문이다. 지지율이 높아지면 지방선거 고민은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지지율이 낮으니 인재도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플러스 야당론을 하게 되면 지지율도 올라간다. 당 대표가 되면 ‘지방선거비전위원회’를 구성해서 젊은 보수의 비전과 컨텐츠를 개발하고 인재영입을 하겠다. 연말까지 당 지지율을 20%선까지 끌어올리고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30%를 넘어 40%까지 올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정당의 양강 구도를 만들겠다.

-다른 야당과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 자유한국당 또는 국민의당과의 통합론이 불거질 수도 있는데.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당 대표로 후보로 나선 자유한국당은 계속 ‘빨갱이 장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청와대를 향해 ‘주사파 정권’이라고 말하는데, 그런 당과는 연대가 불가능하다. 국민의당은 일단 색깔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노선이 다른데 기계적이고 공학적인 통합은 있을 수 없다. 노선 정립부터 먼저 하자. 서로 노선이 명확해져야 한다. 노선이 다르면 각자 가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사드 관련 입장 등이 애매하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요원한 얘기다.

김남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