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주 의원, 이유미-이준서 카톡 메시지 공개
조작 사실 추정할 수 있는 대화 내용은 미공개
자신의 조사·소환 여부도 검찰에 직접 확인
조작 사실 추정할 수 있는 대화 내용은 미공개
자신의 조사·소환 여부도 검찰에 직접 확인
‘문준용 제보 증거 조작’ 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국민의당이 평당원 이유미씨의 단독범행임을 입증하겠다며 증거물들을 내놓았지만, 대선 전부터 ‘윗선’에서 이미 조작 사실을 알았다고 추정되는 내용은 빼고 공개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선 때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공명선거추진단장을 맡았던 이용주 의원은 지난 28일 ‘조작’을 자백한 이씨와 이 자료를 당에 전달한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 의원이 이 전 최고위원으로부터 직접 건네받았다는 이 카톡 메시지는 4월22일부터 5월6일까지 오간 대화로, 여기에선 조작과 관련한 내용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이용주 의원은 “이 대화 내용을 보면 이 전 최고위원이 이씨의 조작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정황이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씨가 검찰 조사를 앞두고 지난 24~25일 조작을 자백해 이를 처음 인지하게 됐으며, 이 전 최고위원도 마찬가지였다고 설명해왔다.
그러나 같은 날 <에스비에스>(SBS)가 이 전 최고위원 인터뷰를 보도하면서 텔레비전 화면에 내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면, 이씨는 이 전 최고위원에게 “사실대로 모든 걸 말하면 국민의당은 망하는 것이라고 하셔서 아무 말도 아무 것도 못하겠다. 너무나 후회되고 힘들어서 거의 잠을 못 잤다. 지금이라도 밝히고 사과드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 백번도 넘게 생각하는데 안 된다 하시니 미치겠다”고 토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작된 자료를 언론에 공개한 지 사흘 뒤이자 대선 하루 전날인 5월8일 대화로, 이 전 최고위원이 선거 전에 조작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민의당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은 빼고 공개한 것이다.
이용주 의원은 29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5월8일 카톡 대화에 대해 조사해보니 이 전 최고위원은 ‘이씨가 왜 이런 내용을 썼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있고, 이씨는 이에 대해 횡설수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 대화 내용을 누락한 이유에 대해서는 “(해당 날짜의) 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라고 얼버무렸다. 그러나 국민의당의 한 관계자는 “6월 최근 카카오톡 내용까지 확보하고 있다”면서 “5월7일 이후 내용은 좀 더 살펴볼 부분들이 있어서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윗선’ 개입 여부에 대해 검찰 조사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조사 대상자인 이 의원이 검찰에 ‘부적절한 접촉’을 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검찰·법무부 소관 상임위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간사인 이 의원은 검찰이 자신의 소환 조사 가능성을 시사하자, 사건을 조사중인 서울남부지검에 직접 연락을 취했다. 이 의원은 “차장검사실에 물어보니 (본인을) 거명한 적 없고 조사 대상자로 선정한 적도 없다고 명확히 들었다”고 밝혔다. 법무부에 항의한 정황도 드러났다. 남부지검은 이날 “‘저쪽’에서 법무부에 전화해서 수사팀이 이렇게 막말하냐는 식으로 항의했다”며 검찰발 보도에 대한 자제를 기자들에게 요청했다. 법무부 항의 여부와 관련해 이 의원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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