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선출된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왼쪽)가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이명박 전 대통령 사무실에서 이 전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잘했으면 좋았을 텐데, 보수가 큰일났다”며 보수진영 몰락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당대표 선출 뒤 서울 강남구 자신의 사무실을 예방한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를 만나 ‘보수의 위기’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다가 이렇게 말한 뒤 “(보수가) 없어졌다”며 걱정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경제 분야에서 중도보수 정책을 많이 폈는데 박근혜 정부에서 이어지지 않은 것이 많다. 탄핵을 거치면서 보수가 와해되다시피 한 게 아탄깝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이 전 대통령이 ‘자신의 중도보수 정책이 바른정당과 노선이 맞으니 잘하면 좋겠다’고 했고, 그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공개 발언에선 이 대표에게 당선을 축하하면서 “새로운 보수의 탄생에 몸을 던져야 된다. 보수가 희생정신이 부족하다. 정말 건강한 중도보수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님이 당에 많이 끌어왔던 인재들이 대부분 바른정당에 와 있다”고 화답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 비서실장이었던 이 대표는 ‘이명박 저격수’로 활약한 바 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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