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대표가 주요 당직에 측근을 대거 배치하며 ‘친홍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정우택 원내대표가 7일 “한 사람이 모든 당 체제를 지배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엠비시>(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나와 “앞으로 당내 지도부가 인선하거나 주요 결정을 할 때는 최고위원들을 비롯해 당내 중진들과 충분한 소통이 필요하다”며 “1인 지배의 인치 시대는 저는 지났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홍 대표가 당 사무총장에 충청권 3선 홍문표 의원을 임명하는 등 자신과 가까운 인사들을 주요 당직에 배치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정 원내대표는 “인선이 당의 전체적인 소통의 결과가 아니었다는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대표가 같이 일할 사람을 진용을 짜는 것이기 때문에 대표 의견은 존중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이런 과정을 할 때 충분한 당내에 같이 의견을 모아가는 이런 과정이 또한 중요하다는 점을 저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불편한 심경을 거듭 비쳤다.
홍 대표는 취임 사흘째인 지난 5일 페이스북에 “혁신에는 반드시 구세력들의 저항이 따른다”는 글을 올리는 등 당내 친박(친박근혜)계 등에 대해 견제구를 던지며 당권 장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정 원내대표는 “그런 표현 자체가 옳지 않다. 그런 생각들을 지금 당원들이나 우리 의원들이 갖고 있지 않다. 이런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반박했다. 정 원내대표는 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홍준표 대표가 페북(페이스북)에 올리듯이 국민들이 듣기에 거북스러운 말씀을 계속한다고 하면 저희 당은 굉장히 어려움에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홍 대표와 각을 세운 바 있다.
한편, 추미애 대표가 ‘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해 국민의당을 향해 ‘머리 자르기’라고 발언한 데 대해서 정 원내대표는 “집권여당의 당 대표가 정국이 그렇지 않아도 꼬여 있는데 여기서 화나는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매듭을 풀어가는 정치를 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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