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 해외순방 성과에 “박수를 보낸다”며 호평한 강효상 대변인 논평에 문제제기를 하며 강 대변인과 설전을 벌였다.
정 원내대표는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강효상 대변인이 “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국익을 위해 노력한 것에 박수를 보낸다”고 한 표현을 문제삼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정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는 있지만, 국회 인사청문회 등 꼬인 정국을 풀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점은 언급하지 않아 균형감을 상실했다”는 취지로 문제제기를 했다. 개인 논평이 아닌 만큼 당의 입장을 반영해야 한다는 말도 했다. 이에 강 대변인은 “국내 문제는 원내대변인이 논평을 내면 되는 것이고 G20 논평에 국회 상황을 굳이 논평에 반영할 이유는 없다. 문 대통령이 노력한 것은 그대로 평가해야 하지 않느냐”는 취지로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원내대표가 논평의 내용과 표현 등에 문제제기를 계속했고, 강 대변인이 이에 반박하는 과정에서 서로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 woo@hani.co.kr
정 원내대표는 회의 뒤 기자들에게 강 대변인의 논평이 담긴 종이를 들고 “‘박수를 보낸다’를 ‘우리 당이 평가한다’ 이 정도로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면서 “대통령이 대과 없이 잘 한 것은 높게 평가한다는 것은 좋지만 국내정치도 노력을 해야 한다는 말을 하든지 균형감 있게 쓰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편집국장 출신인 강 대변인은 홍준표 대표가 임명했으며, 해당 논평은 “국정에 협조할 것은 협조하겠다”는 홍 대표의 의중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당내 의원들은 대통령의 입장변화가 없는 한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등 국회 의사일정 거부를 할 수밖에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현안 대응 방식을 두고 홍 대표와 정 원내대표 사이 의견 차가 있는 것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정 원내대표가 강 대변인에게 논평 문제를 지적했지만 사실상 홍 대표를 향해 한 말이라고 봐야 한다. 강 대변인도 홍 대표를 믿고 정 원내대표 말을 적극 반박한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