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오른쪽)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바른비전위원회의 ‘열린비전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 임명 계기로 불거진 당내 ‘극우 논란’에 바른정당까지 합세하면서, 보수정당이 ‘극우논쟁’을 벌이고 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13일 의원 전체회의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극우 개념을 모르는 거 같아 도움 말씀하겠다”면서 “극우는 홍 대표가 말한 이탈리아 무솔리니 파시즘 등 한 종류만 있는 게 아니다. 근거 없이 빨갱이로 몰았던 미국 매카시즘도 극우”라고 말했다. 전날 홍 대표가 류 혁신위원장의 극우 성향을 우려하는 소속 의원들에게 “극우 개념은 파시즘같이 극단적 인종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폭력수단을 동원하고 이를 지지하는 것인데 그런 극우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그런 표현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한 반박이다. 홍 대표는 서구에서 쓰이는 ‘극우’ 개념을 언급하며 국내에는 그런 세력이 없으므로 ‘극우’라는 말을 쓰면 안 된다는 것이고, 하 의원은 나라마다 극우의 개념은 다르게 쓰이고 한국에서는 이른바 ‘색깔론’을 펴는 강경 우파를 극우로 부르는 건 당연하다는 취지다.
하 의원은 이어 “한국의 매카시가 바로 홍준표, 홍카시다”라며 “홍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주사파, 문재인 정부를 주사파 정권이라고 하며 빨갱이 장사를 한다”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류석춘 혁신위원장도 헌법재판소를 부정하는 태극기집회를 의병활동이라고 하는 등 홍준표·류석춘 두 사람은 극우 쌍둥이”라고 말했다.
류 위원장에게 처음으로 극우라고 문제제기를 했던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도 이날 교통방송 라디오에서 “일반적으로 (정치 노선이) 가장 우측에 있는 분들, 전체주의·국가주의, 안보 강경노선을 극우라고 한다. 류석춘 위원장은 유신을 국가 위기 극복을 위한 수단이라고 미화하는데 이런 게 극우”라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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