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왼쪽에서 넷째) 등 국민의당 중앙위원들이 27일 오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1차 중앙위원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천정배·박지원 전 대표, 김태일 혁신위원장, 박 비대위원장, 정대철 상임고문, 김동철 원내대표.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국민의당은 8월27일 열릴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고 최고위원 숫자를 줄이기로 27일 결정했다. ‘제보 조작’ 사건 등으로 당 지지율이 땅에 떨어진 가운데 정동영·천정배 의원,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등 중진들의 ‘경륜론’과 이언주 의원, 문병호 전 최고위원 등이 내세우는 ‘세대교체론’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전당대회를 한달 앞둔 이날 국회 도서관에서 중앙위원회를 열어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별도로 선출하고 당 대표 권한을 강화해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하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11명의 최고위원도 7명으로 줄어든다. 당이 절체절명 수준의 위기에 놓여 있는 만큼 당 대표에게 힘을 실어줘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현재 공식적으로 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는 4선의 정동영 의원이다. 정 의원은 이날 ‘국민의당, 필요한 정당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주최하며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정 의원은 “국민의당은 절대 죽지 않는다”며 “대결과 대립의 양당제를 벗어나 타협과 협상, 합의의 수준이 높은 합의제 민주 국가로의 이행을 국민의당이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6선의 천정배 전 국민의당 대표는 다음주께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현재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출마를 고심중이다. 김 전 대표 쪽 관계자는 “당의 공동 창업자로서 깊이 고민하고 있다”며 “누가 국민의당 창당 정신인 제3 세력의 가치를 지켜낼 적임자인지 당원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위기의 당을 구하기 위한 경륜과 무게감을 앞세우고 있다면 문병호 전 최고위원과 재선의 이언주 의원은 “이번에 판을 바꾸자”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 의원은 “제가 출마하게 된다면 이번 전대는 중도와 건강한 보수를 아우르자는 노선과, 정동영·천정배 의원의 진보 노선이 붙는 노선 투쟁이 될 것”이라며 “다음주 정도엔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의 ‘등판론’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일부 원외 지역위원장 등은 국민의당이 창당 정신으로 돌아가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성과를 거두려면 안 전 대표가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안 전 대표의 정계은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그의 전대 출마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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