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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자유한국당 혁신위 “광장민주주의 위험”…촛불 폄훼

등록 2017-08-02 20:54수정 2017-08-02 20:54

‘신보수주의’ 혁신선언문
박근혜·친박 책임은 빠지고
홍 대표 주장들 다수 채워

“서민중심경제” 그나마 혁신적
유동열 “시장경제 반한다” 사퇴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혁신선언문을 발표한 뒤 회견장을 나서며 안경을 쓰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혁신선언문을 발표한 뒤 회견장을 나서며 안경을 쓰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위원장 류석춘)가 2일 혁신선언문을 통해 ‘신보수주의’를 당의 새로운 가치로 정했다. ‘서민중심경제 지향’ 등 눈에 띄는 대목들도 있지만, ‘왜 혁신이 필요한가’를 보여주는 과거 반성은 두루뭉술하게 넘어가거나 오히려 퇴행했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류석춘 혁신위원장이 발표한 혁신선언문은 “계파정치라는 구태”, “무사안일과 정치적 타락” 등 강도 높은 표현을 써가며 지난 10년 보수여당의 실패와 총선 패배, 대통령 탄핵, 대선 패배의 원인을 진단했다. 하지만 구태와 타락의 주체는 밝히지 않았다. 보수궤멸을 부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책임이나 친박계의 행태는 쏙 빠진 것이다.

자유한국당식 신보수주의의 기본 틀로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대선을 전후로 내놓았던 주장들이 상당수 반영됐다. 혁신선언문은 “부자에게는 자유를 주고 서민에게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 “산업화 세대의 기득권은 물론 강성귀족노조 등 민주화 세대의 기득권도 비판”, “서민복지 증진” 등 홍 대표의 주장이나 공약들로 신보수주의의 내용을 채우고 있다.

특히 혁신선언문은 “대의제 민주주의는 광장 민주주의와 같은 직접 민주주의의 위험을 막고, 다수의 폭정에 따른 개인 자유의 침해를 방지하며, 시민적 덕성의 함양을 통해 더불어 사는 공화의 가치를 실현하는 제도적 장치”라고 밝혔는데, 이를 두고 대통령 탄핵을 이끌며 국민주권 원리를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는 촛불집회에 대한 ‘반감’을 공당의 혁신 방향으로 잡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혁신선언문은 또 당의 이념적 출발점을 “1948년 건국”으로 삼는 등 당 정체성을 뉴라이트 역사관을 통한 ‘이념무장’에서 찾았다.

그나마 ‘혁신적’이라고 평가받는 ‘서민중심경제’에 반발해 혁신위원이 사퇴하는 일도 빚어졌다. 유동열 위원(자유민주연구원 원장)은 “서민중심경제는 헌법적 가치인 시장경제에 반한다”며 이날 전격 사퇴했다.

2005년 한나라당 혁신위원회 간사로 ‘공동체 자유주의’라는 방향을 설정했던 박형준 전 국회 사무총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혁신을 하려면 그 선행작업으로 무엇이 낡은 것인지, 계승할 것과 청산할 것, 극복할 것은 무엇인지를 따져야 한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이 말하는 ‘신보수주의’에는 이런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시대가 던져주는 새로운 문제들에 대한 답은 없이 진보와 좌파, 정권에 대항하는 것들로만 짜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옥남 혁신위 대변인은 “혁신선언문은 실천행동강령이 아닌 가치중심이다. 인적 혁신 등 구체적인 내용들은 앞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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