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 방망이를 치우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근 공관병을 상대로 갑질 논란이 일고 있는 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관(대장)을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
한 주간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홍 대표는 7일 오전 자유한국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에도 군 개혁을 명분으로 좌파단체가 중심이 된 고발사건이 난무하면서 군 장성을 여론몰이로 내쫓고 있다”고 말했다. 공관병 손목에 호출벨을 채워 수시로 호출해 온갖 허드렛일을 시키고, 공관병의 부모를 모욕하는 등 자주 폭언을 일삼았다는 피해자들의 증언을 홍 대표가 부정한 셈이다. 국방부는 지난 4일 감사 결과 갑질 논란의 피해자 증언들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고 발표한 바 있다. 같은 시각 박찬주 대장의 부인은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경내 군 검찰에 출두하면서 “공관병을 괴롭혔다는 혐의에 대해 인정하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네. 제가 잘못했다. 아들 같은 마음으로 대했는데 상처가 됐다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의 박찬주 대장 부부 두둔 발언은 북핵 대응과 국방력 강화를 언급하는 맥락에서 나왔다. 홍 대표는 이날 “북핵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고 말문을 연 다음에 “지금 코리아 패싱 문제가 현실적인 문제로 등장했는데도 이 정부는 아무런 대책을 강구하지 않고 있다”는 발언 뒤에 박찬주 대장의 사례를 언급했다. 이어 홍 대표는 “복무기간 단축도 한다고 한다.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고, 특히 주부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평화는 구걸하는 것이 아니고, 힘의 균형을 이룰 때 온다”고 말했다.
홍 대표가 거론한 대응책은 한미동맹 강화와 전술핵 재배치다. 그는 “전술핵 재배치를 본격적으로 한미 간에 논의를 해야할 때가 아닌가”라며 “핵균형을 통해 한반도가 평화 되찾을 수 있도록 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찬주 대장이 보여준 군 고위간부 갑질 행태는 방산비리와 더불어 군 사기 꺾는 2대 적폐”라며 “군과 사법당국은 이번 갑질사건을 이적행위 준하는 사건으로 규정하고 군 사기 개선의 분기점으로 삼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