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원 전 바른정당 충남도당 대변인 페이스북 갈무리
바른정당이 17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에 대한 막말을 한 이기원 전 충남도당 대변인을 제명하기로 했다.
바른정당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18일 오후 3시에 운영위를 열어 위안부 소녀상의 막말로 물의를 빚은 이기원 전 대변인을 제명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기원 전 대변인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녀상과 부국강병’이라는 제목의 글을 써서 “우리 동네에도 드디어 평화의 소녀상 건립한다는 단체가 생겼다”며 “위안부가 자발적이거나 강제적인 거냐 논란이 있는데 논점은 이것이 아니다. 이와 비슷한 역사가 우리나라에는 아주 많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고려에 공녀가 있었고 조선에 환향녀가 있었고 일정 때 위안부가 있었고 성질은 조금 다르지만 군정 때 기지촌녀가 있었다”며 “모두 공통점은 한국 여성의 세계화?에 지대한 공헌을 한 역사라는 데 있다”고 했다.
이기원 전 대변인은 “민족이라는 개념이 유지되는 한 이 역사는 참 낯뜨겁고 부끄러운 역사다. 앞의 공녀 환향녀가 민족이 쉬쉬했다면 유별나게 위안부는 동상까지 만들면서 역사를 반복하지 말자고 한다. 뭐 구천의 와신상담 차원이라면 좀 이해라도 가겠다. 그러나 그게 아니라면 이것은 민족 자존심에 스스로 상처만 내는 일”이라고 썼다.
이 전 대변인은 “인생의 최대의 기쁨은 적을 정복하고 그 적의 부인이나 딸의 입술을 빠는데 있다는 칭기즈칸의 명언에 따라 으레 전쟁은 부녀들의 대량 성폭행이 이뤄져 왔다”며 “가까이 베를린에 소련군이 진주했을 때 헬무트 콜 수상 부인을 비롯한 대부분의 베를린 여자들이 비극을 당했다. 이 사람들의 상처가 한국 위안부의 상처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이어 “독일은 그래서 그 당시의 일을 꺼내는 것이 불문율처럼 금기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위안부 역사를 기억한다며 가는 곳마다 동상을 세운다고 한다. 역사의 이름을 빌린 위선이다. 자신이 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역사의 이름을 빌린 위선을 부리는 것”이라고 했다.
이기원 전 바른정당 충남도당 대변인의 새누리당 시절 모습. 페이스북 갈무리.
그는 “외국 사람들에게 마이크 대 주면서 소녀상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하면 겉으로는 비극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돌아서자마자 자기들끼리 낄낄거리며 조선 여자들을 비웃는 모습이 상상되지 않는가”라며 “‘세계의 ♥집’이라고 말이다”라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부국강병만이 비극을 방지한다. 부국강병의 길이 무엇일까를 고민해야 하는 것. 과학 합리 법치 시장경제 자유 이런 가치들이 부국강병을 성취하기 때문에 이런 자치 수호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글을 맺었다.
글이 누리꾼들에게 크게 파문이 일자 이 전 대변인은 이 페이스북 글을 삭제한 뒤 17일 오전 추가로 글을 하나 올렸다.
이하는 이기원 전 대변인의 추가 페이스북 글 전문
나의 소녀상에 대한 글에 대해 논란이 있는 것 같다.
이왕 쓴 김에 소녀상 문제에 대해 더 적고자 한다.
소녀상을 전국에 세우면 앞으로 우리는 그것을 매일 봐야 한다.
매일 보면서 역사를 되새김질 하는 효과는 있으나 반면 우리 국민은 트라우마를 항상 안고 살아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괴롭고 슬픈 일을 잊고 싶어한다.
망각의 능력이 있어서 인간이 트라우마에도 불구하고 살수 있는 것이다.
항상 안좋고 스스로 창피한 일을 되새김질 하는것이 과연 정신건강에 좋을까 하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또 한가지 문제는 소녀상을 보는것이 성인만이 아니고 유소년들까지 모두 보게 된다는 점이다.
유소년들은 인격이 형성 중이므로 어느 부모나 모두 아름답고 즐거운 일을 자식들이 경험하도록 노력한다. 무섭고 슬픈 일들을 자식들이 인격형성기에 겪는 것을 피하도록 한다.
그렇게 해도 어느 정도 철이 들면 세상일을 알고 맞게 적응한다.
굳이 어린 유소년들에게까지 이런 부끄러운 일을 미리 알게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유소년들에게 역사에 대한 각인보다 트라우마를 심어주게 되고 민족 자긍심을 형성하는데 방해가 된다.
한 일간에 위안부 문제가 쟁점이 된다고 해서 소녀상을 전국에 설치하는 것은 소탐대실이다.
역사를 기억하게 하려면 독립기념관과 몇 군데 설치하면 족하다.
그리고 교육 대상도 어느 정도 철이 든 연령부터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