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여론 조작 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으며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로 향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이 “엠비(MB)가 굉장히 신중하고 약았다. 자국 같은 거 잘 안 남겼다”고 수사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이명박 정권 탄생의 공로자 중의 하나였던 정 전 의원은 1일 <시비에스(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엠비가 그렇게 녹록지 않다. 그거(증거) 나오기, 잡기 힘들 것이다. 제 느낌에는 그렇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이) 밑으로 또 책임을 떠넘긴 사람이다. 우리가 옛날에 예를 들어서 이런 걸 좀 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그게 부담스러운 일이면 알아서 하든지 말든지 그런 식이다. 그래서 알아서 하면, 잘못되면 ‘내가 언제 하라 그랬어?’라고 한다. 명쾌하게 이렇게 딱딱 부러지게 정리를 안 해 준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이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에 자신의 개입 흔적을 남기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원 전 국정원장 유죄판결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정치 보복적인 성격이 분명히 있다”며 “정부에 있는 분들은 엠비에 대해서는 원한이 사무친다. 노무현 대통령 때문에. 그래서 어떻게든지 그쪽으로 화살을 돌리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국정원 인사처장 출신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원 전 원장이 공관 냉장고에 ‘자물쇠’를 채운 ‘갑질’ 사례를 공개한 것에 대해 정 전 의원은 “파출부(가사도우미)가 냉장고에서 귀한 걸 먹었는데, (원 전 원장이) 야단을 쳤다. 얼마나 야단을 쳤는지 그분이 기절했다고 한다. 그리고 자물쇠를 채웠다”며 “그것도 다 국정원 직원들이 하는 얘기들이다”고 밝혔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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