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이혜훈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자신을 둘러싼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해 거취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 대표는 “이 사건과 관련해서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나”라며 “끝까지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금품수수 의혹에 휩싸인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가 4일 “당을 위한 결정을 곧 내리겠다”고 밝혔다. 조만간 당 대표직 사퇴 등 거취 문제를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제가 당에 대해 가진 충정에 대해서는 믿어주시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번 일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아는 사람은 저밖에 없다. 진실을 명백히 밝혀 결백을 입증하겠다”며 “조금만 더 말미를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바른정당은 전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의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4일 <문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가 이번 사건에 대해 국민들을 납득시키는데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이 대표가 합리적 판단을 안 할 사람이 아니다. 본인이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힐 수 있도록 하루이틀 좀 더 기다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이 대표가 2선 후퇴를 한다면 당은 비대위원회로 가야될 것 같다. 비대위원장은 내년 지방선거를 이끌어야 되기 때문에 지금 우리 당 입장에서는 (비대위원장으로) 김무성, 유승민 의원 두 사람 아니면 대안이 없다”고 했다.
바른정당 오신환 의원도 이날 <가톨릭평화방송>(cpbc)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 대표 본인은 사실이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돈거래 등 여러 가지 부분들이 국민 눈높이에 부합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며 “본인이 당 대표를 내려놓고 진실규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지난 6·26 전당대회에서 ‘자강론’을 앞세워 당 대표에 선출된 이 대표가 물러나게 되면,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논의에 적극적인 김무성 의원 등의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합에 반대하는 의원들도 많아 당이 쪼개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남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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