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시작됐지만,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맞은편 예결위원회 회의장으로 향했다. 국회 일정을 거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이날 따로 ‘방송장악저지 대토론회’를 열었다. 자유한국당은 <문화방송>(MBC), <한국방송>(KBS) 파업에 동참한 기자·피디 등을 비난해온 이상로 전 문화방송 부국장 겸 전 문화방송 공정노조위원장, 성창경 한국방송 국장 겸 한국방송 공영노조위원장을 강연자로 불렀다. 두 사람은 현재 회사 쪽의 이익과 목소리를 대변하는 이들이다.
이 전 부국장은 토론회에서 문화방송 기자·아나운서들의 해고·부당전보가 이어졌던 2012년 파업을 거론하며 “그 파업은 국회의원·대통령 선거에서 자기들이 원하는 사람들을 만들기 위한 정치적 파업이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방송국을 ‘사회적 병원’이라고 비유하며, 파업 참여자들을 “암이 아닌 사람들을 수술해서 죽였거나 죽음에 몰고간 사이비 의사”라고 비난했다. 이 전 부국장은 “그 사람들을 다시 현업에 서게 하면 대한민국이 혼란해진다”며 문화방송 기자들의 해고와 부당전보가 정당한 조처라고 주장했다.
이 전 부국장이 당시 문화방송의 조처를 “정의”라고 지칭하자, 강연을 듣던 일부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잘했어!”라고 맞장구를 쳤다. 이 전 부국장은 “‘(방송사) 블랙리스트’는 (오히려) 좌파가 만들었다. 우파 성향을 가진 언론인들이 훌륭한 보직, 높은 자리에 앉지 못하도록 문화방송이 블랙리스트를 갖고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은 오는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앞에서 ‘문재인 정권의 5천만 핵인질·공영방송 장악 저지’ 대국민보고대회를 열기로 하고, 의원들에게 인원 동원을 요청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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