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저녁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 바른정당 소속 의원 18명이 모인 자리에서 유승민 의원(오른쪽)과 김무성 의원이 ‘러브샷’을 한 뒤 입을 맞추고 있다. 바른정당 제공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탈당파’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이 바른정당 비대위원장으로 유승민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는데 대해 “별로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11일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당대표 공백 사태에 놓인 바른정당은 전날인 10일 유승민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는데 최고위원들이 의견을 모았지만, 김무성 의원 등 당내 상당수가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김학용 의원은 이날 ‘와이티엔(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누가 그런 얘기를 하더라. 전쟁이나 난리통에는 부모형제도 헤어진다고 하는데 이제 일정 부분 안정도 됐고 대선도 끝난 지 꽤 됐으니만큼 소위 같은 생각을 가지고 같은 뿌리인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점에 대해서 비판할 수 있는 건전 비판세력을 만들어내야 한다. 미래 수권세력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이건 하고 안 되고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할 보수의 명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필요성을 강조하며 ‘자강론’을 주장하는 유승민 의원의 비대위체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는 김무성 의원이 바른정당에서 취하고 있는 입장과 궤를 같이한다. 10일 바른정당은 여의도에서 저녁 모임을 갖고 ‘유승민 비대위원장’에 의견을 모은 당의 모습을 보이려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김무성-유승민 두 사람에게 ‘러브샷’ 뒤 입맞춤을 하도록 하는 등 당의 화합된 모습을 연출하는 데 신경을 썼다. 하지만 김무성 의원은 “꼭 비대위로 갈 필요가 있느냐. 원내대표가 당대표를 겸하는 권한대행 체제로 가도 되지 않느냐”고, 이종구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 전에는 자유한국당과 합쳐야 한다”고 말하는 등 이견을 보였다. 앞으로 ‘유승민 비대위체제’에 대한 당내 논의에 진통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에 김학용 의원은 “바른정당 의원들이나 우리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자의에 의해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건 아니다”고 통합을 위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자진 탈당이 필요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 본인을 위해서도 그렇고 대통령이 조금이나마 애정이 남아있다면 한국당과 보수를 위해 박 전 대통령이 자진 탈당해주시는 것이 훨씬 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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