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이틀째 인사청문위원회에서 답변하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국민의당은 14일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사태 이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쏟아낸 ‘부적절한’ 발언을 사과하지 않으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 관련 의사일정 등을 협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머리자르기’ 발언 논란이 재연되는 모양새다.
최명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이수 후보자 표결 이후에 민주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입에 담으면 안 되는 부적절한 언사로 국민의당을 비난했다”며 “특히 ‘적폐연대’와 ‘땡깡’ 등 두 가지 표현에 대해서는 당사자가 분명히 사과하지 않는 이상 민주당과 어떤 절차적 협의도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우원식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적폐세력인 자유한국당의 환호에 동조한 국민의당을 보면서 자괴감을 느끼는 것은 저만이 아니다”라고 밝혔고, 추미애 대표는 같은 날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당을 향해 “땡깡을 놓는 집단”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명길 원내대변인은 “(민주당 지도부의 사과 없이는) 임명동의안 상정을 안 한다는 문제가 아니라 협의 자체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법원장의 공석 사태가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공석 사태에) 매이지는 않겠다”고 말해, 민주당의 사과 없이는 김명수 후보자 인준 문제를 협의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의 임기는 오는 24일 만료된다.
최 원내대변인은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김명수 후보자의 인사문제를 연계할 것인지에 대해선 “이미 검증이 끝나고 턱없이 자질이 부족한 사람의 거취 문제를 대법원장 임명동의 판단과 연계시킨다는 사실 자체가 가치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국민의당은 지난 7월 추가경정예산 처리 당시 추미애 대표의 ‘머리자르기’ 발언 사과를 요구하며 국회 일정을 보이콧한 바 있다. 추 대표의 발언으로 당시 송영무 국방부 장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거취와 추가경정예산 논의가 약 일주일간 지연됐다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대리 사과’로 풀린 바 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