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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추석 민심 잡는 건 ‘나야 나’…5당5색 추석 홍보물 스타일은?

등록 2017-09-29 15:57수정 2017-09-29 16:06

정치BAR_여야 추석 홍보물 정치학
민주당 ‘집권여당의 여유’
자유한국당 ‘이번에도 네거티브’
국민의당 ‘야당의 존재감’
정의당 ‘밥 먹여주는 정치’
바른정당 내홍으로 ‘우울한 추석’
추석 연휴를 앞둔 29일, 올해도 어김없이 여야는 서울역으로 용산역 등을 찾는다. 고향에 내려가는 귀성객들에게 추석 인사를 하기 위해서다. 이때 빠지지 않는 것이 추석 홍보물이다. 시민들은 한번 보고 가방에 구겨 넣거나, 버릴지 몰라도, 여야 정당은 이날을 위해 공들여 홍보물을 준비한다. 여당은 자신들의 성과와 앞으로 정책 추진방향을 알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야당은 자신들의 성과와 더불어 정부여당을 견제하고 비판하는 ‘야성’을 강조한다. 홍보물뿐만 아니라 여야는 골목 곳곳에 현수막도 건다. 지역마다 현수막을 걸기에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눈치작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모두 추석 밥상에서 조금이라도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한 노력이다.

5당 체제라서 올해 추석에는 홍보물도 풍성하다. 각 정당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추석 홍보물의 ‘스타일’과 ‘키워드’를 살펴본다.

◎더불어민주당: 집권여당의 풍요(feat. 문재인 대통령)

‘기쁨이 더블’이라는 보드게임 형식으로 만들어 눈길을 끈다. 말을 움직이면 민주당의 정책 방향을 살펴볼 수 있다. 집권여당만이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인 대통령도 등장한다. 다른 면에는 ‘대한민국을 살리는 첫 시작 5生(생)'을 제목으로 사람, 민생, 안보, 지방, 미래를 키워드로 강조했다. 또 역시 집권여당이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예산’ 아이템도 담았다. 429조원의 2018년 예산안이 어디에 쓰이는지 설명했다. 홍보물 전반에 집권여당의 자부심과 여유가 엿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추석홍보물
더불어민주당 추석홍보물

더불어민주당 추석홍보물
더불어민주당 추석홍보물

◎자유한국당: 정부여당 공격 &전술핵…그리고 추억의 엽서

자유한국당은 과거 집권 여당(새누리당) 시절, 박근혜 정부 첫해인 2013년 추석 당시 홍보물에 정부여당의 성과를 강조하기보다, ‘네거티브’ 전략을 취한 바 있다. 추석 홍보물에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 사건을 강조하며 ‘종북 정치세력’ 비판 여론 확산에 초점을 맞췄다. ‘누가 대한민국의 적을 국회에 들였는가’라는 제목의 홍보물을 통해, 2012년 총선 당시 야권연대로 통합진보당의 국회 입성을 도왔다며 민주당 주요 정치인들을 겨냥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4년 뒤 제1야당이 된 자유한국당은 작심한 듯 추석 홍보물에 정부 여당에 대한 공세를 담았다. 교육혼란·민생불안·안보파탄·인사참사·방송장악 등 자신들이 규정한 ‘문재인 정부 5대 적폐’를 큼직한 글씨로 강조했다. 특이한 건 가위로 오리면 ‘전술핵 재배지 천만인 서명운동’ 반송우편엽서가 되도록 만든 것이다. 최대 4명까지 이름과 생년월일, 주소, 찬성서명을 받은 뒤 우체통에 넣으면 수취인부담으로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로 발송된다. 엽서에는 “가족과 함께 동참하고 우체통에 넣어주세요”라는 문구까지 담았다. ‘엽서세대’에게는 추억을 불러일으킬 홍보물이다.

자유한국당은 각 지역에 걸 현수막 문구에도 ‘전술핵 재배치’를 담았다.

자유한국당 추석홍보물
자유한국당 추석홍보물

자유한국당 추석홍보물
자유한국당 추석홍보물

자유한국당 추석현수막 시안
자유한국당 추석현수막 시안

2013년 집권 첫해 추석에 배포한 새누리당의 홍보물
2013년 집권 첫해 추석에 배포한 새누리당의 홍보물

◎국민의당: 야당의 존재감&호남 홀대

국민의당은 국회 ‘캐스팅보트’를 쥔 야당의 ‘존재감’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제대로 된 야당이 되겠다”, “국민의당은 왜 꼭 필요한 정당인가요?” 등의 내용을 주요하게 배치했다. 국민의당의 핵심 과제로 삼는 다당제 확립을 위해 개헌·선거제도 개편의 중요성도 설명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호남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 주장을 내세워 ‘호남 홀대론’을 부각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추석홍보물
국민의당 추석홍보물

국민의당 추석홍보물
국민의당 추석홍보물

◎정의당: 밥먹여 주는 정치

정의당은 ‘밥’을 키워드로 잡았다. 추석 상차림 사진에 정의당의 주요 정책 방향을 표시했다. 뒷면에 ‘밥먹여 주는 정치’라는 코너를 만들어 파리바게뜨·넷마블·이랜드 체불임금 해결 등 노동·민생 문제에서 거둔 정의당의 ‘성과’를 홍보했다.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출연으로 얼굴을 알린 이정미 당 대표의 사진을 크게 실은 것도 눈길을 끈다.

정의당 추석홍보물
정의당 추석홍보물

정의당 추석홍보물
정의당 추석홍보물

◎바른정당 : 우울한 추석

이혜훈 대표의 사퇴에 이어 자강파-통합파의 갈등이 계속되는 바른정당의 경우 ‘추석 홍보물’을 준비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추석 현수막은 각 지역에 걸 계획이다. 물론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의원들은 29일 서울역을 찾아 귀성객들에게 추석 인사를 하며 ‘민심 잡기’에 공을 들였다.

바른정당 추석 현수막 시안
바른정당 추석 현수막 시안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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