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독서]
〈게놈 편집의 세계-생명의 설계도〉
NHK 게놈 편집 취재반 지음, 이형석 옮김/바다출판사·1만5000원
NHK 게놈 편집 취재반 지음, 이형석 옮김/바다출판사·1만5000원
단백질 가운데 근육 성장을 억제하는 ‘미오스타틴’이 있다. 미오스타틴이 없으면 근육이 과도하게 비대해진다. 생명공학 분야에서는 소나 돼지의 미오스타틴 유전자를 파괴해 이른바 ‘근육질 소, 돼지’를 만드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연구자들은 이런 방식의 품종개량으로 식량 자원을 더 많이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
여기에 사용되는 기술이 ‘게놈 편집’이다. 게놈 편집은 ‘유전자 가위’ 기술 등을 이용해 목표가 되는 유전자만을 골라 조작한다. 인위적으로 돌연변이를 만드는 셈이다. 다른 두 생물의 유전자를 결합해 새로운 형질을 만들어내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보다 훨씬 더 쉽고, 성공률이 높고, 여러 생물에 적용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생명의 설계도 게놈 편집의 세계>는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취재팀이 일본·미국 등에서 진행되는 게놈 편집 연구 현장을 찾아다니며 취재한 리포트다. 해초의 유전자를 조작해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도쿄의 한 대학 연구소를 찾고, 백혈구 유전자 일부를 절단해 에이즈를 치료하는 임상시험에 참가한 미국인을 인터뷰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일어나는 게놈 편집 연구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게놈 편집도 결국은 유전자 조작인 만큼 생명윤리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2015년 중국은 인간의 수정란을 사용한 게놈 편집 연구 결과를 발표해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일본 학계에서는 어느 정도 규제를 해야 하는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진다고 한다. 취재팀은 게놈 편집을 둘러싼 다양한 쟁점을 소개하면서, 서둘러 게놈 편집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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