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오른쪽)이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왼쪽)과 귀엣말을 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보수통합은커녕 보수내전 양상이다. 자유한국당 복당으로 마음을 굳힌 일부 바른정당 의원들은 탈당 가능 의원 수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세 과시’와 ‘회유’에 나섰다. 자유한국당도 “통합파가 루비콘강을 건넜다”며 잔류를 선언한 바른정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투항 선무방송’을 시작했다. 반면 ‘옥쇄’를 각오한 바른정당 의원들은 “자유한국당은 구시대 적폐”라며 11·13 전당대회 결사항전 의지를 굳히고 있다.
13일 바른정당 지상욱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정기국회를 이유로 비대위체제가 아닌 전당대회를 하자고 한 당사자들이, 정작 제일 중요한 국정감사 때 탈당을 하겠다고 한다”며 “문재인 정부 견제를 위해 보수통합을 한다는데, 자신들의 탈당으로 교섭단체가 무너지면 14개 상임위에서 보수야당 간사직이 한자리씩 사라지게 된다. 이런 이율배반이 어디 있느냐. 보수의 새싹들한테 제초제를 뿌리는 것”이라고 김무성 의원 등 탈당파 의원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서도 “김 의원은 그렇게 편리하게 살면 안 된다. 불과 지난 1월에 ‘새로운 정치 하겠다’고 국민에게 호소했다. 입에 칼을 물고 사는 정치인이라면 자기가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무성 의원이 ‘보수통합 마지노선’으로 그은 10월26일(바른정당 전당대회 후보등록일)이 불과 2주일 앞으로 다가오자, 탈당파는 공공연하게 편 가르기에 나섰다. 황영철 의원은 <교통방송>(tbs) 인터뷰에서 “더 많은 숫자의 의원이 통합에 참여하면 바른정당의 중심이 통합으로 갔다고 볼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적극적 통합파가) 9명 정도 된다”고 했다. 여기에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와이티엔>(YTN)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10명 내외의 바른정당 통합파가 이미 루비콘강을 건넜다”고 주장하며 탈당파 수를 키웠다. 정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길게 보면 전당대회 전, 짧게는 그 전에라도 (통합이)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이에 전당대회 출마를 저울질하는 정운천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당 대 당 통합은 명분 만들기에 불과하다. ‘의원 빼가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보수대통합 추진위원회’ 위원으로 이철우 최고위원, 홍문표 사무총장, 김성태 의원 등 3명의 3선 의원을 선정했다. 보수야당 안팎에서는 바른정당 의원들의 집단탈당이 조만간 현실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김남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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