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다는 말이 참 슬프게 들리죠. 어떻게 보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우리도 그 입장이 되어본다면 그 처절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박근혜 전 대통령이 법원의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두고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국민 여론이) 마음이 아프다, 불쌍하다. 그 마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고 17일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류 최고위원은 이날 <와이티엔(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지금 국민이 촛불과 태극기 두 가지로 나뉘어졌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전날인 16일 열린 재판에서 “정치적 외풍과 여론의 압력에도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할 것이라는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향후 재판은 재판부의 뜻에 맡기겠다”며 사실상 ‘재판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에 대해 류 최고위원은 “무죄 추정 및 불구속 재판 원칙이 당연하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속 기간이 또 연장되는 걸 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 본인의 입장에서는 재판부가 더 이상 공평하지도 않고 공정하지도 않고, 또 더 이상 내가 믿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라고 박 전 대통령의 입장을 대변했다. 그는 “변호인단이 다 사퇴하는 초유의 광경을 보면서 본인의 입장은 얼마나 처절할까, 라고 입장을 한 번 바꿔서 생각해볼 수가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입장에 대해 동의하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는 “입장에 동의하냐고 물으셨는데, 공평하지도 않고 공정하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그 입장을 저는 동의한다”며 “왜나면 지금 불구속과 분명히 무죄추정인데도 불구하고 재판부가 너무 심하게 재판을 연장해나간 것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며 법원의 추가 구속영장 발부에 대해 에둘러 비판했다.
한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언론 인터뷰와 페이스북을 통해 “지도자의 가장 큰 잘못은 무능이다. 잘못이 있으면 무한책임을 지는 것이 지도자의 참모습이다. 다만 정치보복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할 것이다”며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을 시사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