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이 19일 오전 국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전날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와의 당 통합에 관한 면담 내용을 최고위원회에 공식보고하고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묻기로 했다. 왼쪽은 하태경 최고위원. 연합뉴스
원내 제3·4정당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연대와 통합 논의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가 최근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따로 만나 통합 의사를 타진하는 등 적극적으로 새판짜기를 모색하고 있다. 두 당 모두 낮은 당 지지율(국민의당)과 분당 위기(바른정당)에 대한 대응책 차원이지만, 대북정책 차이 등 화학적 결합을 방해하는 요인들이 적지 않다.
주호영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1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당의 많은 의원이 바른정당과 통합을 원한다고 해서 우리 의원들의 뜻을 확인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소속 의원과 당원 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을 밟겠다고 밝혔다. 김수민 국민의당 원내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두 당의 연대·통합 여부와 관련해 “11월 초 국감이 끝나고 의원총회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두 당이 선거연대를 넘어 통합까지 논의를 확장하려는 데에는 두 당의 위기 상황이 현실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 대표가 통합에 속도를 내는 데는 당 지지율이 5% 안팎에 묶여있는 현실을 돌파할 ‘승부수’로 보는 시각이 있다. 국민의당의 한 초선 의원은 “당이 죽기 전에 뭐라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던 주호영 원내대표가 국민의당 제안에 적극 호응하고 나선 것을 두고 당내에선 해석이 분분하다. 당 관계자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친박 등을 제대로 정리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효과가 있다”고 했다. 반면 자강파 쪽 의원은 “홍-주 두 사람이 최근 통합 논의 과정에서 의견이 틀어진 것 같다. 당장 탈당 불길을 끈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통합-자강) 어느 한쪽에 기운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양쪽과 동시에 (통합) 협의를 하기는 어렵다”며 당분간 국민의당 쪽과의 논의에 무게를 두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두 당이 통합 수준까지 가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많다. 대북정책과 지역 기반 등 정체성에서 어긋나는 지점이 있어서다. 당 대표 선출이 유력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자유한국당 내 중도·보수 세력이 통합해야 한다”면서도 국민의당을 향해 햇볕정책과 호남 지역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른정당 핵심 인사는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은 폼은 안 나지만 현금(정치적 이익)을 쥐는 느낌이고, 국민의당과의 통합은 폼(다당제 실현)은 나지만 부도날 어음을 손에 쥔 기분”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중진 천정배 의원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절대 반대한다”고 했다. 같은 당 호남 초선인 최경환 의원은 “안 대표가 이런 식으로 정체성을 버리면 안 된다”고 했다.
송호진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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