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회·정당

‘방송장악 적폐’ 누린 자유한국당, 정상화 막으며 “정의”라니…

등록 2017-10-27 20:46수정 2017-10-28 08:40

이틀째 국감 보이콧

MB 측근 최시중 ‘KBS 장악’에
MBC 사장 ‘조인트’ 까이기도
기자·피디들은 무더기 해고
당시 여당 자유한국당·바른정당 ‘침묵’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27일 오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추혜선 정의당 의원(왼쪽)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방문진 보궐이사 선임과 관련해 이날부터 국정감사를 전면 거부해 자리가 비어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27일 오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추혜선 정의당 의원(왼쪽)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방문진 보궐이사 선임과 관련해 이날부터 국정감사를 전면 거부해 자리가 비어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민주주의의 공기라고 할 수 있는 언론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의로운, 정의로운 투쟁이다.”

27일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전날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보궐이사 선임에 반발해 이틀째 국회 국정감사를 포기한 것이 “의롭고 정의로운 투쟁”이라고 말했다. 방문진 국감에는 불참하더니, 국감 출석을 위해 국회에 온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을 의원총회에 따로 불러 ‘문재인 정부 방송장악 실태’를 듣기도 했다. 이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엑스(X) 표시가 된 마스크를 하고 ‘공영방송의 입에 재갈을 물리지 마라’는 플래카드를 앞세워 항의 시위를 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방송장악위원장’으로 규정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의 해임촉구결의안을 체출하는 한편, 김경환·이진순 보궐이사의 임명의결효력정지신청과 무효확인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냈다. 바른정당 국감대책회의에서 주호영 원내대표도 “방통위원장의 방송장악 개입 정황이 드러나면 자유한국당의 해임결의안에 적극적으로 동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했다.

국경없는기자회가 2006년 발표한 언론자유지수에서 한국은 180개 나라 중 31위였다. 정작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이 순위는 69위(2009년), 박근혜 정부에선 70위(2016년)로 뚝 떨어졌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이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9년 간 이어진 보수정권의 방송장악, 언론인 무더기 해고의 ‘초석’을 쌓은 장본인은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무려 4년간 ‘방통대군’으로 군림했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다. 2008년 7월 정연주 당시 <한국방송> 사장 퇴진에 반대하는 신태섭 이사를 전격 해임하고, 안건에 없던 보궐이사 추천 안건을 기습 상정해 강성철 이사를 선임했다. 신 이사는 참여정부 시절 임명한 열린우리당 쪽 인사인데, 정권이 바뀌자 여당이 된 한나라당 쪽 인사로 갈아치운 것이다. “방문진 보궐이사는 우리 몫”이라고 주장하는 자유한국당을 향해 이효성 위원장이 반박하며 “이명박 정부 때 전례가 있다”고 한 것은 이를 두고 한 말이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달 부당노동행위 혐의 조사에 불응하는 김장겸 <문화방송>(MBC) 사장의 체포영장 발부에 반발해 정기국회를 보이콧했지만, 정작 자신들이 정권을 잡았던 시절 <문화방송> 사장은 청와대에서 ‘조인트나 까이는’ 동네북 신세였다.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은 2010년 ‘큰집(청와대)이 김재철 사장을 불러다가 조인트를 깠다’는 인터뷰 발언으로 취임 1년도 못 돼 물러나야 했다.

지난해 7월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당, 정의당과 함께 정부·여당에 치우친 공영방송 이사회 구성을 바꾸는 내용을 담은 방송법 개정안(공영방송 장악 방지법)을 공동 발의했다. 야당이던 민주당은 올 초 방송법 개정안을 ‘촛불개혁법안’으로 정해 국회 통과를 시도했지만, 여당이던 새누리당은 “야당과 노조의 방송장악법”이라며 반대했다. 자유한국당의 한 의원은 “탄핵 국면이었고 대선 패배가 예견됐는데도 야당에 유리한 방송법 개정안을 반대했던 것이 패착이다. 몇 개월 뒤면 야당이 될 것이 분명했는데도 한치 앞도 못 내다본 결과”라고 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경호처, 김건희 비화폰 번호 장관들한테 주며 잘 받으라고 했다” 1.

“경호처, 김건희 비화폰 번호 장관들한테 주며 잘 받으라고 했다”

이재명 선거법 2심 이르면 3월 말 선고…대선 중대변수로 2.

이재명 선거법 2심 이르면 3월 말 선고…대선 중대변수로

관저 골프시설을 ‘초소’라고…경호처·현대건설, 왜 거짓말했을까 3.

관저 골프시설을 ‘초소’라고…경호처·현대건설, 왜 거짓말했을까

이재명, 설 귀성인사 장소 직전 공지…법원 폭동 뒤 경호 ‘촉각’ 4.

이재명, 설 귀성인사 장소 직전 공지…법원 폭동 뒤 경호 ‘촉각’

“윤석열, 도마뱀 같은 사람”…전 대검 감찰부장 “쓸모 없으면 잘라” 5.

“윤석열, 도마뱀 같은 사람”…전 대검 감찰부장 “쓸모 없으면 잘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