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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홍준표, 친박계에 또 “바퀴벌레”…바른정당 탈당파 맞이

등록 2017-11-05 16:35수정 2017-11-05 21:59

바른정당 탈당파 자유한국당 복귀 앞두고 친박계 압박
5일에는 페이스북에 “결단의 순간에는 단호해야”
바른정당 5일 밤 의원총회…사실상 분당 수순
바른정당 탈당파의 자유한국당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에 맞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서청원·최경환 의원 등 옛 친박계를 향해 “슬금슬금 기어 나오는 바퀴벌레”, “살아나 보려고 몸부림치는 ‘잔박’(잔류 친박)”이라고 맹비난하며 ‘친박정치 청산’과 ‘보수 개혁’이라는 탈당파 복귀 명분에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다. 당분간 서·최 두 의원 제명 표결을 위한 자유한국당 의원총회는 열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말로만 친박청산’이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다음달 원내지도부 교체를 기점으로 당내 정치지형이 바뀌면 ‘자유한국당판 적폐청산’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당 1호 당원인 박근혜 전 대통령 제명 사실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당 1호 당원인 박근혜 전 대통령 제명 사실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홍 대표는 지난 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 조처한 뒤 “한국정치사의 큰 오점으로 당원들의 큰 저항을 불러일으킬 것”(서청원), “패륜행위이자 문재인 정부를 돕는 이적행위, 무법적이고 안하무인격 행위”(최경환)라는 친박계 비난에 대해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는 짧고 건조한 대응에 그쳤다. 하지만 이튿날인 4일 오전이 되자 여과장치 거치지 않은 특유의 발언을 페이스북에 쏟아내기 시작했다. “탄핵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다가 자신들의 문제가 걸리니 슬금슬금 기어 나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빌미로 살아나 보려고 몸부림 치는 일부 극소수 잔박들을 보니 참으로 비겁하고 측은하다. 이제 추태 그만 부리고 당과 나라를 이렇게 망쳤으면 사내답게 반성하고 조용히 떠나라”는 것이다. 홍 대표는 대선 패배 직후인 지난 5월에도 “박근혜 팔아 국회의원 하다가 박근혜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었고, 박근혜 감옥 가고 난 뒤 슬금슬금 기어나와 당권이나 차지해 보려고 설치기 시작하는 사람들 참 가증스럽다”며 친박들을 바퀴벌레에 비유한 바 있다.

홍 대표는 5일에도 페이스북에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조처를 염두에 둔 듯 “항상 결단의 순간에는 단호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면서 살아왔고 그 결단에 후회를 해본 일은 없었다”며 “새로운 출발을 위하여 최근에 또 한번의 결단의 순간을 보냈다”고 썼다. 이어 “이제 나는 내 나라 내 국민을 지키는 아름다운 석양으로 남고자 한다”며 “자유한국당을 재건하여 좌우의 양날개가 대한민국을 건겅한 선진강국으로 만드는 데 진력을 다 하도록 하겠다”고 적었다.

홍 대표는 지난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 출당만 논의했을 뿐 “정치적 부담”을 이유로 서·최 의원의 제명 의총 개최 여부는 테이블 위에 올리지도 않았다. 대신 “의총 소집은 정우택 원내대표 소관”이라며 뒤로 빠졌다. 원내대표 권한을 존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당내 갈등만 키워놓고 정작 결정은 남에게 떠넘기는 무책임한 처사이자 ‘친박청산 제스처만 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6일 탈당, 9일께 복당 예정인 바른정당 탈당파의 ‘복당 이후 행보’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영남지역의 한 자유한국당 의원은 5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정우택 원내대표는 동료 의원을 제명하는 의총을 열지 않을 것이다. 결국 홍 대표는 바퀴벌레 발언을 통해 ‘의총 소집 지시는 권한 밖이다. 내가 할 도리는 다 했다’면서도, 동시에 자신의 친박청산 의지만은 충만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했다.

친박정치 청산을 명분으로 당을 박차고 나간 뒤 10개월만에 복귀하는 바른정당 탈당파에게도 이런 명분은 절실하다. 탈당파 쪽은 탈당 선언에서 ‘자유한국당 밖이 아닌 내부에서의 개혁’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탈당파 한 의원은 “홍 대표의 인적청산 노력도 보수통합의 한 과정이다. 당으로 돌아가서도 새로운 보수 재건을 위한 노력을 하겠다는 뜻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다른 탈당파 의원은 “홍 대표의 발언에서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복당하게 되면 서청원·최경환 의원 제명 의총 소집 요구 등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의총 소집은 원내대표 외에 소속 의원 10분의 1 이상이 요구하면 소집할 수 있다. 탈당파의 다른 의원도 “당에 들어가자마자 소리를 칠 수는 없다”면서도 “어느 정도 안착을 하면 제명이나 청산 등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는 “보수분열의 원죄를 지고 당으로 돌아온 이들이 전면에 나섰다가는 오히려 자신들이 타깃이 될 수 있다”며 탈당파의 ‘낮은 포복’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다음달 16일 원내대표 선거 결과에 따라 ‘친박청산 2라운드’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원내대표 후보로는 과거 비박계로 복당이 예정된 김무성 의원과 가까운 김성태 의원, 옛 친박계인 홍문종 의원의 출마가 유력하다. 당내에서는 김 의원의 승리를 유력하게 본다.

한편, 바른정당은 5일 밤 마지막 ‘20인 의총’을 끝으로 사실상 분당 수순으로 들어간다. 마지막 의총에서는 사수파와 탈당파가 ‘11·13 전당대회 연기와 이후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전당대회’를 논의할 예정인데, 전당대회 출마자 6명이 이를 거부하고 있어 극적인 대반전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당 대표 권한대행인 주호영 원내대표는 <한겨레>에 “전당대회 직후 원내대표직을 내놓겠다. 이후 탈당과 자유한국당 입당은 적절한 시점에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른정당은 이날 오후 3시 11·13 전당대회 출마자 2차 합동 토론회를 열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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