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민의당 의원.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이 “엠비(MB·이명박 전 대통령)는 박근혜 전 대통령보다 더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16일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티비에스(tbs)>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논의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며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엠비는 특별히 아직 나타난 게 없다’ 하는 두둔하는 발언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제가 볼 때는 엠비는 박근혜보다 더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 이유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이라는 요물을 만나서 농단을 당했는데 어떤 의미에서 보면 그분의 성장 배경이나 생활, 이런 것으로 보아서 좀 사람 잘못 만나서 속았구나 하는 일말의 동정도 있는데 엠비는 모든 걸 같이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개입 의혹의 ‘윗선’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군을 정치에 개입시킨 이건 정말 천인공노할 일이고 역사를 얼마나 후퇴시킨 대통령이냐”며 “그런가 하면 갖가지 비리, 댓글 많다. 이런 걸 보면 나는 좀 간교한 분이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연대·통합 논의를 이어가는 것에 대해 박 의원은 불편한 시각을 비추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여당도 아니고, 제1야당도 아니고, 40석 돼서 뭐 붙여 봐야 거기서 거기인데 뭘 연대한다는 것이냐 우리가 연대해서 무엇을 이끌고 갈 수가 없다”며 9명 의원의 탈당으로 반으로 쪼개진 바른정당과의 연대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이어 그는 “연대라고 하면, 예를 들어 방송법 개정 같은 것은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 국민의당이 해서 민주당이 반대하고 있는 것을 설득하는 그런 것도 있을 것이고, 적폐청산 같은 것은 민주당과 해야 하고 이런 것이다”며 “딱 ‘둘이 하겠다’ 하는 것은 저는 좀 명분상에도 그렇고 정치적 실리 면에서도 조금 저능아들이 하는 것 아닌가”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안철수 대표를 비롯한 당내 통합파들의 행보를 꼬집은 것이다.
“국민의당이 보수대연합의 도구처럼, 일부처럼 이용될까 봐 걱정하는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박 의원은 “그렇게 이용된다고 하면 저는 절대 정치를 안 한다. 함께 안 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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