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포항시 흥해실내체육관에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재민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지도부가 16일 지진이 발생한 포항으로 일제히 달려가 피해 주민들을 위로하고 안전 대책을 주문했다. 특히 여당은 포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하고, 국회에 ‘재난 지원 특별위원회’도 구성될 수 있도록 야당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해오던 원내대책회의를 취소하고, 지진 피해 지역인 포항 흥애읍사무소에서 긴급재난대책회의를 열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 회의에서 “눈앞에서 땅이 갈라지고, 건물이 무너지는 등 많은 피해가 발생해 주민들의 걱정과 공포가 확산되고 있어 걱정스러운 마음에 포항에 오게 됐다”며 “민주당이 현장 상황을 본 뒤 (포항이) 특별 재난 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또 “특별 지원금, 긴급 특별교부세를 지원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정부와 협의해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방안을 세우겠다”며 “국회에 ‘재난 지원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에 대해서도 여야가 관심을 갖고 있으니, 빠른 시일 안에 구성될 수 있도록 야당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추미애 대표가 19일까지 미국을 방문하고 있기 때문에 우원식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의원단이 주민 대피 시설인 흥해실내체육관을 방문해 주민 건의사항 등을 청취했다. 또 지진 피해를 입은 아파트 단지, 수능시험장 등을 둘러봤다.
미국에 체류 중인 추미애 대표는 지진 피해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떤 경우에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이다. 부상당한 분들의 조속한 쾌유를 빈다”며 “앞으로 1주일 동안 정부는 수능시험장의 안전을 위한 점검 및 조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영남이 지역 기반인 보수야당들도 앞다퉈 지진피해 현장을 찾았다. 애초 울산지역 방문이 예정돼 있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경북 안동이 지역구인 김광림 정책위의장 등과 함께 포항 흥해실내체육관과 대도중학교 지진피해대피소 등을 방문했다. 홍 대표는 “자연재해에는 여야가 없다”며 “합심해서 지원에 앞장서겠다. 정부 차원에서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할 수 있도록 하고, 당과 국회 차원에서 포항지역 특별지원대책 팀을 꾸릴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또 “정부도 소위 특별예산 편성에 쉬울 것”이라고 덧붙여, 예산국회가 꾸려진 상황에서 제1야당의 적극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예산 심의 과정에서 내진설계, 대피시설 건설, 지진대책 예산 등을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날 아침 항공편을 이용해 포항에 도착해 흥해실내체육관, 흥해읍사무소 등을 둘러보고 피해 주민들을 위로했다. 안 대표는 “피해를 입은 건물들을 대상으로 신속하게 안전 점검이 필요하다”며 “피해 지역을 긴급 재난지역으로 선포해 국자에서 재정을 포함한 맣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도 이날 새벽 박인숙 최고위원과 경북도당위원장인 권오을 최고위원 등과 함께 포항으로 내려가 피해 지역 일대를 둘러봤다. 유 대표는 “대피소에 말기암 환자나 만삭 임산부도 계신데 (이런 분들은) 더 편안한 곳으로 이송해야 한다”며 “빨리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해서 남은 국비가 내려와 피해 복구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16일 오전 포항시 흥해실내체육관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이재민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당은 피해 지역 방문에 이어 원자력발전소 안전 상태도 점검하기로 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포항 지진은 지난 해 경주 지진에 이어 한반도가 결코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줬다”며 “특히 이번 지진 진앙지에서 불과 45km 떨어진 월성원전도 방문해 안전 상태를 점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탈원전을 비롯해서 노후 원전의 조속한 폐쇄 및 원전 안전 기준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지진피해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송호진 김남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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