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국민의당 의원. 강창광 기자 chang@hani.co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가정보원·군사이버사의 정치개입 의혹의 ‘윗선’으로 지목되며 검찰 수사 가능성이 거론되자, 최근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은 언론을 통해 “노무현 정부의 자료를 폭로할 수도 있다.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여론전’을 펴고 있다.
이에 대해 참여정부 당시 법무부 장관을 지낸 천정배 국민의당 의원이 “마치 무슨 조폭 두목이 협박을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17일 꼬집었다.
천 의원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지금 전형적인 협박 아니냐? 자기들이 무슨 큰 범죄사실이라도 들고 있는 것처럼 지금 협박을 하는 것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9년 간(이명박·박근혜 정부)인데 특별히 혐의 내놓지 못하지 않았나. 지금 와서 자기들 비리 숨기는 데 협박용으로 쓰려고 들고 있었냐”고 반문하며 이 전 대통령 쪽의 반응이 전형적인 ‘물타기’라고 꼬집었다. 천 의원은 “제가 (참여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냈는데, 저에 대해서도 무슨 비리 있다고 하면 한번 꺼내봤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저는 당초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하자마자 외국으로 나가지 않을까 그렇게 예상했던 사람이다”고 이 전 대통령 쪽을 공격했다. “박근혜 정부 내내 아무 일 없이 편안히 지내시는 걸 보면서 솔직히 의아했다. 범죄와 비리 단호히 처벌하고 청산해야 한다”며 이 전 대통령에게 제기되는 의혹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천 의원은 주장했다.
“특히 최고 권력자의 비리, 권력비리를 청산할 때만 나라의 미래가 열린다”며 현 정부의 적폐청산에 힘을 실은 천 의원은 “무슨 저런 식으로 조폭들이 협박하는 듯이 나온다고 해서 그것으로 겁먹거나 물러나거나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바른정당과 연대·통합 논의가 진행되는 것에 대해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당을 소멸의 길로 끌고 가려 하고 있다”고 안철수 대표를 정면 비판했다. 천 의원은 “(바른정당은) 문재인 정부가 하고 있는 여러 적폐청산이라든가 개혁작업에 협력하기는커녕 반대만을 일삼고 있는 세력이다. 그 당하고 합친다는 것은 그게 무슨 개혁연대가 아니라 정반대의 적폐연대로 바뀌는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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