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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이국종, 국회서 “피눈물” 토로…“이국종 예산? 가져가는 사람 따로 있다”

등록 2017-12-07 15:32수정 2017-12-11 11:42

국회, ‘외상센터의 역할’ 정책세미나 참석한 이국종 교수
예산 배분시 행정 문제·의료계 홀대 등 지적
반짝 관심 아닌 지속적인 관심 당부
바른정당 쪽도 “당 차원 정책이슈 삼겠다” 토론회 열어
이국종 교수가 지난달 14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에서 귀순 병사의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국종 교수가 지난달 14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에서 귀순 병사의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국종 교수가 국회에서 국내 권역외상센터 체계의 개선 필요성을 호소하며 “피눈물이 난다”고 토로했다. 그는 “예산이 나와도 가져가는 사람은 따로 있다”며 소위 ‘이국종 예산’을 퍼주고 반짝 관심에 끝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헬기를 지원받더라도 실질적으로 야간 운행이 불가능한 현실적 한계, ‘지잡대 병원에서 쇼를 한다’는 의료계의 차가운 시선 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7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포용과 도전’ 국회의원 모임)이 주최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외상센터의 역할> 세미나에 참석해 “의원들이 200억 넘게 ‘이국종 예산’이라고 하면 피눈물이 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어디로 어떻게 예산이 가는지 아느냐”고 되물으며 “예산 200억을 증액해 준다고 하니 보건복지부는 헬리콥터 5대 이야기부터 먼저 했다. 그러나 ‘닥터 헬기’ 출동 건수에서 중증 외상으로 출동하는 것은 20%를 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헬기를 관리하는) 경기도 공무원이 아주대 병원은 야간에 몰아야 하니 절대 안 간다고 했다고 한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야간에 운행하지 않으면 필요가 없다”고까지 말했다. 헬기가 출동하는 기준인 중증외상을 판단하는 손상계수(ISS) 기준도 지나치게 까다롭다고 지적했다. 또 “헬기만 있고, 무전기 달라고 한 지 7년이 넘었는데 아무리 높은 분에게 얘기해도 헬기는 문제 없지만 다음은 절대 안된다고 한다. 이건 진정성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별 것도 아닌 환자 데려다 쇼한다’, ‘이국종 교수가 멋진 쇼를 잘 해서 전국 13개 외상센터가 설립됐다’, 의료계는 그렇게 말을 하는 사람이 가득하다”고 그는 토로했다. 이날 그는 “지잡대 병원에서 별 것 아닌 환자 데려다 쇼한다고 뒷담화가 너무 심하다. 이게 별것도 아닌 걸로 보이느냐”며 석해균 선장 등 외상환자들의 상처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국회에서 내려준) 예산이 나타나자, 수많은 외상 전문가가 한국에 있다고 갑자기 나타난다”고 비꼬며 “예산을 쫙 내려보내면 행정 관료가 붙고 저 같은 말단전문가에게 와야 하는데, 다 튀어나간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지원할 때) 외상센터 사업과 응급센터 사업도 헷갈려 하고 있다”며 “외상센터는 (아주대의 경우처럼) 의사가 현장으로 출동까지 하든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응급환자 기준이나 이송 문제 등 현실적 문제로 인해, 모든 권역 외상센터가 많은 외상 환자를 진료하고 있지 못한 현실도 지적하며 “충분한 환자가 없으니 외상센터 만들고도 (의사들이) 일반 환자 진료하게 해달라고 한다”며 “외상센터가 절대 선인 것처럼 하지만, 지금도 놀고 있는데 더 논다고 욕하는 게 많다”는 비판까지 꼼꼼히 거론했다. ( ▶관련기사 보기 : 생명 OTL “이 사람, 살려만 달라” 외침에도 가난이 묻었다
http://h21.hani.co.kr/arti/cover/cover_general/28727.html )

한편 이 교수가 이날 세미나에서 “(국회에서 열리는) 다른 심포지엄도 있지만 저는 초대받지 못했다. (거기 참석하는) 의료계 오피니언 리더들은 저처럼 쇼맨십 강한 사람이 싫을 것”이라고 거론한 데 대해, 같은 날 오전 10시 중중외상체계를 주제로 토론회를 연 바른정당 쪽은 “이국종 교수께 연락을 드렸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고 해명해 왔다. 바른정당 쪽은 “박인숙 최고위원과 유승민 대표가 직접 전화와 문자를 남겼지만, 답이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승민 대표는 “귀순병사 아주대 병원 후송 직후 방문 요청을 드렸을 때는 국정원, 경찰 등 여러 높은 기관에서 면회가 곤란한 기간이었다고 했고, (다음날엔) 또 다른 일정과도 겹쳤다”며 “이국종 교수님과 통화하고 그 다음날 못 가는 사정 때문에 다른 기회를 보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후 방문하고 여러 권역외상센터 문제를 예산안이 확정되기 전 방문하려 문자를 남겼으나, 저도 그렇지만, 아마 여러 격려 문자를 받으시느라 못 보신 게 아닌가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바른정당이 개최한 중중외상체계 정책간담회에서도 현직 의료인이 참석한 가운데 활발한 토론이 이뤄졌다. 참석한 김남렬 고대구로병원 외과전문의는 서울지역의 외상체계에 대해 설명하며 “보스턴 마라톤 사고 당시 3명의 현장사망자와 260여명의 외상환자가 발생했지만, 45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완벽한 환자 분류를 하고 이송해 결과적으로 병원 내 사망률은 제로였다”며 접근성과 교육체계를 갖추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또 지역 권역외상센터를 운영하는 목포한국병원의 류재광 병원장은 “닥터 헬기도 운송이 무료라고 하지만 국가가 지원하는 30억원은 헬기 운영사에 갈 뿐, 헬기에 탑승하는 응급구조사 4명은 병원에서 고용한다”며 “헬기 추락으로 구조사가 사망한 뒤 지역에서 기피 현상이 벌어져도 방법이 없다”며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유승민 의원은 “당 차원에서 군 외상센터를 포함한 정책 이슈 대안을 마련해 정책을 선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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